운동 - 나는 축구 광(狂)
운동 - 나는 축구 광(狂)
  • 유길상 <청주 서원벧엘 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5.03.26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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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 유길상

많은 분이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같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난 잘 먹고 잘 자고 그리고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운동, 많은 사람이 건강에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도 운동을 무진장 좋아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여러 가지 운동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난 축구광이라고 할 만큼 축구를 좋아한다. 목사가 예수님께 미치고, 성도에게 미치고, 교회에 미쳐야지 왜 축구에 미쳤느냐고 쓴소리를 하실 분도 있을 것 같다.

축구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어릴 적에(초등학교 2학년 때쯤) 일명 ‘박스컵’축구 대회가 한국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축구부가 있었다. 나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오직 공부만 강조하시는 교육자이셨다. 그래서 내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축구는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 내가 축구를 따라다닌 것인지 축구가 나를 따라다닌 것인지 모르겠다. 하여튼 나는 축구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냥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축구를 계속하다 보니 축구 경기에서 인생을 배우고, 신앙을 배우고 리더십을 배우게 됐다. 승부욕이 강한 나는 이겨야 직성이 풀렸고 지면 얼굴이 벌게졌다. 그리고 경기도 조금은 과격하게 하는 편이어서 상대방과 마찰이 생기는 일이 잦았다. 평상시에는 그렇지 않은데 왜 축구만 하게 되면 그렇게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일까? 그것은 나의 상처였고 교만이었고 아픔이었다.

요즘에도 매주 한번 이상 축구를 한다. 축구는 한 팀에 11명이 하는 경기이다. 그리고 자기의 위치(자리)가 있다. 수비하는 사람, 공격하는 사람, 수비와 공격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사람, 그 누구라도 자기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옆의 동료선수가 힘들고 상대방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교회에서도 그렇고 내가 내 자리를 지켜주지 못하면 가정이 힘들어지는 것이요, 목사가 교회에서 내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교회와 성도들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도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자리가 있는데 그 자리를 잘 지키지 못한다면 어쩌면 껍데기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축구에는 여러 가지 전술이 있다. 자기 팀에게 맞는 전술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술을 익히고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게 맞는 직업은 무엇이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맞은 전술을 택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나에게 맞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되지 않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전술은 어떤 것인가? 끊임없이 찾고 찾아서 훈련하고 훈련하여 꿈을 이루는 것이 아름다운 인생이 아니겠는가?

아울러 축구를 하면서 리더십을 배우게 되었는데 공격수 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의 리더십은 독재형 리더십, 수비는 섬기는 리더십, 허리(미드필더)는 동료를 섬기고 세우는 리더십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내 자리는 미드필더라고 생각한다. 골 넣으라고 공격수를 세워주는 사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세워주는 사람, 낙심해 절망에 빠진 사람을 세워주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난 오늘도 축구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공격수로 하여금 골을 쉽게 넣을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한다. 그리고 내가 패스해 공격수가 골을 넣으면 내가 어시스트한 것이기에 기분이 너무너무 좋다. 그런데 함께 축구하는 동료는 나한테 자꾸만 수비하라고 한다. 아직 섬기는 리더십이 부족해 보이는가 보다. 축구에서 인생을 배우는 난 어쩔 수 없는 축구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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