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했던 청주시노인병원 노사
고지식했던 청주시노인병원 노사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5.03.19 19: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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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두마리의 염소가 외나무다리에서 서로 비켜주지 않고 싸우다 결국 두마리 모두 물에 빠졌다는 이솝우화가 있다. 이를 두고 염소는 ‘고집이 세다’, ‘고지식하다’고 말한다. 

19일 청주에서 이솝우화 속 ‘염소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1년간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어온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한수환 원장이 이날 수탁포기를 선언했다. 

2009년 이 병원이 문을 연 뒤 두번의 수탁기관 모두 수탁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운영권을 반납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졌다. 청주시민들로서는 유일한 공공 노인전문병원을 잃어버릴 위기에 내몰린 셈이다.

결국 이날 한 원장이 수탁포기를 선언하면서 노사갈등은 일단락됐다. 어느 쪽도 승자가 없는 파국을 맞은 것이다. 

한 원장은 새로운 수탁자가 선정되면 병원을 떠나게 된다. 새로운 수탁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연말로 정해진 위탁기간까지만 운영하면 그만이다. 

노조원들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내몰렸다. 새로운 수탁자가 선정되더라도 이미 강성 노조로 소문난 자신들의 고용을 승계할지 미지수이며 설상가상으로 수탁자가 나오지 않아 병원이 폐쇄된다면 한순간에 실업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시에서 직영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위탁을 해지하는 마당에 노조원들을 지켜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병원에 입원한 152명의 환자들도 새로운 병원을 찾아야하는 암담한 현실을 맞게 됐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병원 경영진-병원 노조-청주시-환자 등 4자 모두가 물에 빠진 이 형국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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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칠 2015-03-19 21:41:40
일단락됨을 아쉽긴합니다.하지만 힘있는자만의 판다이 아닌가십습니다.결국 근로자만 피해를 입는것같아 아쉽습니다.아니면 말고 이런식은 이제없어야하지않겠습니까 소금은 원님이드시고 물은 근로자가 마시게되어 아쉽습니다.

이동칠 2015-03-19 21:40:16
일단락됨을 아쉽긴합니다.하지만 힘있는자만의 판다이 아닌가십습니다.결국 근로자만 피해를 입는것같아 아쉽습니다.아니면 말고 이런식은 이제없어야하지않겠습니까 소금은 원님이드시고 물은 근로자가 마시게되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