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가로수로 적당한가?
소나무, 가로수로 적당한가?
  • 반기민 <충북대학교 산림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5.01.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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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시간의 문 앞에서

반기민 <충북대학교 산림학과 겸임교수>

소나무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우리의 역사와 함께해 온 나무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소나무를 가까이 두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러한 소나무가 근래에 많은 수난을 겪고 있다. 특히 소나무 재선충에 의해 붉게 말라가고 있다. 

또한 소나무는 많이 양묘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어린 묘목을 키우고 있다. 숲에서 생육하고 있는 소나무들이 굴취되어 도시로 운반되어 조경수로 식재되고 있다. 

우리는 도시화된 공간에 주로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녹색을 보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어서인지 유난히 소나무를 선호하고 있어 도시의 상록수로는 주로 소나무를 선택하여 식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나무는 도시를 늘 푸르름으로 지켜주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의 정서상 소나무에 대한 무한한 애착을 불러일으키는가보다. 식재되는 소나무가 주택이나 학교 혹은 관공서 등에 식되면 다행이 살아가는 환경으로 그런대로 좋겠지만 공장주변이나 도로변에 식재되면 그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맑은 고을 청주도 많은 소나무가 식재되고 있다. 특히 중앙동의 소나무 식재 후 고사한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은 많이 있다. 심겨질 때부터 충분한 논의 없이 심겨진 것도 문제지만, 소나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아니 나무를 옮겨 심는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볼 일이다. 

우리 선조들은 소나무를 왜 집에 심고 즐겼을까? 늘 푸른 모습의 기개도 있지만 경관적으로는 집으로 작은 산을 하나 옮겨놓은 듯한 풍광을 연출하는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소나무는 단목식재보다는 군상식재를 하게 되는데도 그러한 연유에서라고 한다.

청주의 대로변에 소나무가 식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가 지나면서 한 그루 한 그루 줄어드는 모습이거나 소나무의 푸르름이 보이지 않고 검고 갈색톤의 소나무를 볼 수 있다. 도시의 열섬현상으로 인한 피소현상으로 열 피해를 입거나 겨울철의 염해를 입는 것이 합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소나무는 눈이 많이 내리면 가지가 잘 부러지기 때문에 도로변에 식재된 나무는 운전자들에게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소나무를 큰 나무 위주로 옮겨와서 식재하는 것도 앞으로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다.

가로수식재요령에 의하면 소나무는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식재기술과 관리기술이 발달해서 비용을 주고 관리한다면 좋겠지만 가능하면 가로수는 관리비용이 적게 투입되는 것이 좋고 처음부터 다양한 고려를 통하여 선정하고 식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소나무는 군상식재 하되 교통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곳에 식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도로변의 소나무는 장기적으로 고사할 위험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소나무의 생육환경이 폭이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해피해와 열로 인한 피소현상, 겨울철의 염해피해, 눈피해 등이 그것이고 생육공간이 좁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몸으로 느껴지는 시기이다. 자연도 이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더 푸르게 왕성한 자연을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수종으로 바꾸어 가는 계획을 세워보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인 한 사람의 선호에 의하여 부적합한 수종을 식재하여 문제가 된 후 다른 수종으로 갱신하는 것은 시의 재정을 2중3중으로 낭비하는 행위가 될 있다.

소나무는 우리 국민 모두가 선호하는 나무이다. 이 나무를 적합한 생육환경에 식재하여 더 푸르고 힘찬 기상을 볼 수 있도록 식재하고 이미 식재된 나무들은 논의하여 재배치하거나 옮겨 심어 枯死(말라죽는 것)를 면케해 주는 것도 하나의 자연을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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