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부조화 이론
인지 부조화 이론
  • 양철기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 연구사·박사·교육심
  • 승인 2014.10.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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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 연구사·박사·교육심리>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란 사람이 두 가지 모순되는 인지요소를 가질 때 나타나는 인지적 불균형상태를 뜻한다. 이런 인지적 불균형상태는 심리적 긴장을 유발하므로 사람들은 이를 해소해 심리적 균형 즉 심리적 안정을 찾고자 한다.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L. Festinger)는 종말론을 주장하는 종교단체를 관찰하기 위해 신자로 가장해 집회에 잠입해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교주가 예고한 종말 일에 지구가 멸망하지 않았으나 신도들은 자신들이 속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믿음이 더욱 깊어졌다. 뻔한 거짓말을 못 본척하고 오히려 기존의 자신의 믿음을 바꾸어 버렸다.

여기서 페스팅거는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양립 불가능한 생각들이 심리적 대립을 일으킬 때 적절한 조건 하에서 자신의 믿음에 맞춰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따라 믿음을 조정한다는 ‘인지 부조화 이론’을 발표한다.

페스팅거는 한 실험에서 거짓말을 하는 대가로 어떤 사람에게는 20달러, 또 다른 사람에게는 1달러를 주었다. 실험의 결과는 1달러에 거짓말을 한 사람이 20달러에 거짓말을 한 사람들보다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훨씬 강했다.

왜일까? 페스팅거는 1달러로 거짓말을 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모두 착하고 똑똑했다. 이들은 거짓말을 위해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1달러를 받았기에 자신의 행동에 맞게 믿음을 일치시키게 된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나와, 자신의 문제 행동 사이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주장하게 된다.

인지적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신도들은 지구의 종말에 대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사이비 종교에만 매달렸으므로 자신들이 잘못을 인정하면 그 심리적 고통을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신도들은 자신의 믿음이 옳다는 쪽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되고 더욱 광신(狂信)하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결정을 극단적으로 합리화하는 형태로 나아가며 자신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스스로 차단하고 알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다.

6·25전쟁 발발 당시 많은 중공군은 많은 미국 포로들을 공산주의로 전향시켰다. 당시 중공군은 미군 포로들에게 반미적인 글, 공산주의 찬양 글을 쓰도록 하기 위해 가혹한 고문이나 엄청난 뇌물을 제공하였을까? 아니었다. 중공군이 준 것은 쌀 조금과 사탕 몇 개, 담배 몇 개비가 전부였다. 그런데 반미적인 글을 쓰고 난 후 이러한 상을 받은 많은 미군이 나중에 공산주의로 전향했다.

중공군은 인지 부조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한 심리학의 대가들이었다. 인지 부조화 이론에서는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에 관여한 보상으로 사소한 것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믿음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다.

그것은 일종의 왜곡된 감각을 갖게 하는 것으로 가령 미군 포로가 사탕 하나나 담배 한 개비, 쌀 조금 때문에 자신을 팔았다면(반미적인 글을 씀)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좀 더 그럴 듯한 이유를 만들게 된다. 스스로 그런 행동을 하는 멍청이로 느끼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자신이 꾸며낸 거짓말을 돌이킬 수 없다면 아예 자신의 믿음을 바꾸어(공산주의자가 되어) 더 이상 부조화를 겪지 않아도 되고 바보 얼간이가 되는 것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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