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의 아픔을 간직한 나라 파라과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간직한 나라 파라과이
  •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 승인 2014.07.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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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단상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우리나라와 지구의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 파라과이는 15세기 스페인에 의해 250여 년간 식민지 지배를 받은 나라이다. 독립 후 프란시아를 중심으로 강력한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 재편성을 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862년 대통령이 된 로페스의 영토 확장 야망으로 무모한 전쟁이 일어나고, 6년 간에 걸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와의 전쟁에서 전 인구의 절반과 남성인구의 90%가 사망하였다.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남자는 불과 2만8000명에 불과했고, 파라과이 인구는 1864년의 130만에서 1870년에는 22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전쟁 후 파라과이는 그란차코 지방의 개척에 착수했으나 이것은 볼리비아의 남진정책과의 충돌을 빚게 되었다. 1932년부터 2년간 볼리비아와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에서 파라과이는 그란차코 지방의 4분의 3을 획득하였으나 또 다시 5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

그 후 여러 차례 쿠데타와 역(逆)쿠데타가 잇따라 발생,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었으며, 민주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두아르테 대통령이 2003년부터 집권하고 있다. 총체적 국가개혁을 천명하고, 최우선 국정과제로 부정부패 척결, 경제활성화, 빈곤퇴치를, 그리고 대외적으로 반공·자유주의 국가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파라과이 정부의 정책으로 2012년에 충북교육청과 파라과이교육부 간 정보화교육 지원 양해각서가 교환 되었다. 나는 이 양해 각서에 의거 추진된 파라과이 교육부 관계관 초청 연수에 한국의 역사 발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부터 파라과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e-러닝 산업의 해외 진출 방안 모색과 고품질 정보화 연수 제공으로 충북교육의 세계화 발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초청 프로그램이 올해도 지난 5월말~6월 초에 30여명의 파라과이 교육부 관계관이 방한하여 2주 동안 연수가 추진됐다.

나는 올해도 ‘동방의 등불 한국의 역사발전’이라는 제목으로 3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강의 첫 시간에 파라과이의 아픔의 역사를 말하면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맞이한다고 말하면서 아리랑 민요를 불러 주었다. 가사도 모르고, 곡조도 모르는 그분들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았다. 우리 민족의 한과 아픔을 고스란히 지닌 아리랑이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서 너무 놀라웠다.

아리랑 민요는 우리나라 전통의 혼을 담은 구성진 가락의 민요 중 하나로 가장 대표적이며 우리 나라 특유의 한의 정서를 잘 담아 놓은 것으로 수 백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아리랑 민요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에 아리랑이 분포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독립군 아리랑을 비롯해서 중국의 연변지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까지 해외교포들 사이로 널리 퍼져나갔던 민요이기 때문이다.

나의 짧은 전문성과 부족한 강의에도 함께 울고, 박수를 쳐주고, 6.25 전쟁과, 남북 분단, 그리고 일본의 독도 침탈에 대한 질문이 끝없이 이어질 때 파란 눈의 외국인들과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한국 문화 전파를 통한 양국의 문화 이해 증대와 충북교육청 교육정보화정책 및 교실수업 방법 소개, 그리고 파라과이 교원의 ICT 활용 능력 및 정보화에 대한 마인드 향상 등 연수의 목적이 훌륭하게 달성된 좋은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더욱 의미 있는 연수로 자리 잡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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