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풀밭, 함부로 앉지 마세요
가을철 풀밭, 함부로 앉지 마세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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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움말 이인범 <한국병원 내과 과장>
가을철 발열성 질환은 주로 9월에서 11월에 발생한다. 발열과 두통 등 전신증상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 출혈열, 일명 유행성 출혈열, 그리고 렙토스피라증 등의 3대 질환을 일컫는다. 지난 2004년 한해 각각 4699명, 427명, 141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벼 베기나 밭일, 성묘, 캠핑 등 야외활동 중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가을철 예방을 위한 특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 신증후군 출혈열

일명 '유행성 출혈열'이라고 불린다. 바이러스 일종인 한탄바이러스 (Hantaan virus) 또는 서울바이러스 (Seoul virus)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등줄쥐 (들쥐의 72~90% 차지)나 집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오염지역에 들어온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침투,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주로 늦가을(10월~11월)과 늦봄(5~6월) 건조기에 많이 발생한다. 평균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해 발열, 출혈경향, 신장기능 이상 등을 나타내며,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쯔쯔가무시증

리케치아균의 일종인 쯔쯔가무시가 일으키는 질병이다. 9월부터 환자발생이 증가해 11월에 정점을 보이며, 농촌 및 산간지역에서 주로 발생된다. 교통 발달로 도시지역에서도 발생이 증가되고 있다.

쯔쯔가무시는 관목숲이나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의 몸속에 들어 있다가 진드기 유충이 그 지역에서 작업중인 사람의 체액을 빨아 먹을 때 몸속으로 침투한 후 물린 부위의 피부에 증식하면서 구진이 생기고 이어 궤양이 된 다음에 직경 5mm 정도의 '가피'라고 불리는 병변을 70~90%에서 형성한다.

약 1~2주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오한, 두통, 림프절 비대, 피부 발진 (발병 5일 이후 몸통에 생기며 사지로 퍼짐) 등이 나타나며, 간비종대, 결막충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가피(상처로 생긴 딱지)가 없거나 열이나는 기간이 짧고, 피부발진이 더욱 많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할 경우 간질성 폐렴, 심근염, 뇌수막염 등으로 진행하여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렙토스피라증

나선균의 일종인 '렙토스피라'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렙토스피라균은 감염된 동물 (주로 쥐)의 소변으로 배출된 후 사람이 균으로 오염된 젖은 풀이나 흙, 물 등과 접촉할 때 점막이나 상처난 피부를 통해 감염된다. 농부, 하수 청소부, 광부, 수의사, 축산업자, 군인 등이 고위험군이고, 특히 농촌에서 홍수로 인해 쓰러진 벼를 세우는 작업을 할 때 집단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7월~11월 사이 특히 9, 10월에 발호한다.

평균 10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전신에 혈관염 증상이 나타나면서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폐출혈, 뇌막염, 간기능 장애, 신장기능 장애 등이 나타나면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20~30%에서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가을철 발열성 질환은 해마다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며,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과 유사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 질환의 위험요소에 노출됐던 사람이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세를 보일 경우 조기에 병·의원을 방문하도록 하고 특히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피부발진이 있고 급성 발열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의사의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가을철 발열성 질환 예방법

-가급적 유행지역의 숲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하며, 야외활동과 작업할때 잔디 위에 옷을 놓거나 침구를 말리거나 누워서는 안된다.

-야외활동 전 옷이나 몸에 기피제, 즉 벌레 쫓는 약을 뿌려 진드기 등 해충의 접근을 막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활동할 시 긴 옷을 입어 피부노출을 줄이고 진드기 등이 기어들어오지 못하게 바지 끝을 양말속에 넣고 소매를 단단히 여민다.

-작업후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한다.

-들쥐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과 접촉하지 않는다.

-렙토스피라는 피부의 상처를 통해 감염되므로 가능한 고인 물에는 손발을 담그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드시 보호구 (장갑, 장화)를 착용한다.

-유행성 출혈열의 고위험군 (군인, 농부 등)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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