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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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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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固精)과 발양(發陽)
변 상 현 <영춘당 한의원 원장>

정력을 한의학에선 양기(陽氣)라고 표현한다.

동의보감 '인기성쇠(人氣盛衰)'에는 '사람은 50이 되면 간기가 쇠해 노화가 진행된다'고 서술돼 있다. 50이 넘으면 음기, 양기가 쇠퇴해 늙는다. 자연스레 양기가 쇠퇴해 남자의 경우 발기가 잘되지 않고 소변에 힘이 없는 등 증상이 생긴다. 상황이 늦게 오면 올수록 좋지만, 쇠퇴하면 회복이 힘들다.

누구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들게 되고, 정력제 등을 찾는 일이 생긴다. 예전에는 해구신과 같은 약들을 못 구해 안달인 시절도 있었고, 비아그라와 같은 약들이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양(물이 줄어든 잔을 흔들어 억지로 물을 밖으로 쏟는 것)은 나이 들면 물이 차 있는 잔에 물이 줄어든 것과 같다. 자동차의 연료탱크가 비어가는 것처럼 인체의 기혈을 담아둔 잔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젊었을 때는 잔에 물이 가득차 쉽게 발기도 되고 사정도 되나 나이가 들면 잘되지 않는 이유가 이 근원이 되는 물이 줄어든 까닭이다. 해구신과 같은 약은 줄어든 물의 잔을 흔들어 억지로 물을 밖으로 쏟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 물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물을 흔들어 밖으로 쏟게 되면 더욱 물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고정(물이 빈 잔에 물을 다시 채워주는 것)은 발양과 반대개념으로 고정은 물이 비어가는 잔을 흔들지 않고 물을 조금씩 다시 채워주는 것이다. 더욱 근원적인 방법이고 한의학적인 방법이다. '사람은 정을 아껴야하며 함부로 욕심을 부리거나 마음을 흔들어 물을 줄어들게 해서는 안된다'고 동의보감에 서술돼 있다. 동의보감 앞부분의 오래 먹을수록 좋다고 서술된 약들은 대부분 고정의 약이다. 진료해보면 고정의 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사람들은 근원적으로 물을 보충하는 느린 방법을 원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는 것만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동의보감 정문에는 사람이 64세가 되면 정수(精髓)가 다한다고 되어 있다. 40이 넘으면 문득 기력이 쇠퇴하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고정하는 치료약이 있지만 고정의 진짜 의미는 스스로 욕심을 억제하는 것에 있다. 이미 증상이 나타나면 늦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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