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당신
소중한 당신
  •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4.07.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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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도종환 시인이 결혼 2년여 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아내를 그리며 쓴 ‘접시꽃 당신’의 마지막 구절이다.

‘당신’이란 말은 사전에 보면 웃어른을 극히 높여 일컫는데 쓰는 제삼인칭 대명사, 또는 ‘하오’할 자리에 상대되는 사람을 일컫는 제이인칭 대명사로 풀이하고 있다. 요즘 경제가 어렵고 세상의 인심이 달라졌기 때문일까? 당신이라는 말은 어른을 높여 부르는 제삼인칭 대명사 보다 상대방을 함부로 대하는 이인칭 대명사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원불교 교조(敎祖) 소태산 대종사님은 남에게 존대를 받으려면 먼저 남을 존대하고 위해주라고 하셨다.

말씀하시기를 “모든 사람이 다 남에게 존대 받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건마는 행하는데 있어서는 홀대받을 일을 더 하나니 어찌 바라는 바를 이루리요. 저 사람의 존대를 받는 방법은 곧 내가 먼저 저 사람을 존대하며 위해 주는 것이니, 내가 그를 존대하고 위해주면 그도 나를 존대하고 위해 주나니라.” (대종경 인도품 25장)고 하셨다.

내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다른 사람도 나를 함부로 하지 않는다. 남에게 대우 받으려면 먼저 다른 사람을 잘 대접해 주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하셨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높고 가장 귀하다는 말씀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나는 아상(我相)에 붙잡힌 나가 아니라 깨달음을 얻은 진아(眞我)를 말한다.

이 세상에 자신보다 더 귀한 손님은 없다.

법문 말씀에 “내 절 부처를 내가 잘 위해야 남이 위한다.”라는 말이 있다. 나를 잘 대접해 주어야 한다. 자신을 대접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남으로부터 훌륭한 대접을 받기 어렵다. 자신에게 갊아 있는 부처를 발견하여 정성들여 불공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 보기를 초개(草芥)같이 알면 아래 사람이 윗사람을 원수같이 안다’고 하였다. 나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그 만큼 소중하다.

내 자녀가 귀엽고 사랑스러우면 남의 자녀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어려서 가정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어른이 되면 폭력을 대물림하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참으로 무서운 인과(因果)가 아닐 수 없다.

가정폭력의 피해는 개인이나 한 가정에 머물지 않는다. 어린 아이의 영혼을 멍들게 할 뿐 아니라 그 파장이 사회 전반으로 미쳐간다. 가정폭력은 반드시 근절돼야 할 무서운 죄업 가운데 하나이다.

폭력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여기 소중한 당신에게 보내는 권도갑 교무님의 메시지가 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당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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