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며 살았으면
배려하며 살았으면
  •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4.03.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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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너무 이기적인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배려가 없는 세상이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배려라는 단어가 찾아보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버스를 타면 경로석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계시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르신을 위한 배려입니다.

길을 물어 보는 사람에게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자세히 알려주고 할머니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계실 때는 저만치 들어다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배려는 인간의 도리인 듯합니다. 배려란 남을 이해하고, 말과 행동도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배려는 사랑이고 섬김입니다.

지금부터 37년 전 초등학교 졸업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전 그 친구에게서 친구를 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 훗날 깨닫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가정 형편상 가족 중 누구도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졸업장을 받아 들고 운동장에서 졸업하는 형님들을 환송하는 후배들의 사이를 지나 학교에서 집까지 십리가 넘는 길을 한 걸음에 달려 왔습니다. 그 누구에게 작은 졸업선물 하나 받지 못하였고 그 당시 유행하던 졸업장을 보관하는 졸업통이라는 것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졸업하는 날은 그 좋아하는 자장면을 먹는 날인데…. 졸업식을 하고 집에 와서 혼자 있는데 그 친구가 졸업통을 들고 우리 집으로 나를 찾아왔습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나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가족 형편상 아무도 못 올 것 같아서 나와 함께 짜장면을 먹으려고 찾았는데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선물로 졸업통을 사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전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는 내가 혼자 졸업할 것을 알고 나를 배려해주었던 것입니다. 그 친구의 그 아름답고 소중한 친구를 배려하는 그 마음을 지금도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친구를 배려해주는 그 사랑의 마음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전 그 친구를 통해서 배려의 삶을 배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서로 배려하며 살도록 만드셨습니다. 배려하는 마음은 참으로 귀한 마음입니다.

우리의 성품에 꼭 있어야 할 예수님의 성품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문제가 많은 고린도 교회에 직접 가지는 못하고 영적으로 낳은 아들 디모데를 보내면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디모데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부탁 합니다.

디모데가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잘 좀 도와주라고 부탁을 합니다. 고린도 교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어린 디모데가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을 안 사도바울의 디모데를 위한 배려입니다.

또한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생각해서 인정받고 있는 아볼로를 고린도 교회로 보내고자 했지만 아볼로는 자기가 고린도 교회로 가면 바울에게 누가 될까봐 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멋진 배려입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가슴을 뜨겁게 하고 가슴 뭉클하게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배려가 있습니까?

세상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전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고민해보면서 배려가 있는 삶을 살아가는 하나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배려하는 마음은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이해하는 마음입니다. 상대방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상대방을 높여주는 마음입니다. 나의 입장과 주장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마음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배려하는 마음이 있습니까? 죄로 무감각해지고 이기적이 된 세상에서 배려의 마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배려하는 것은 힘없는 자의 모습 같고 손해 보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배려하는 삶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갖춰야 할 참 모습입니다. 배려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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