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강천산(剛泉山)을 찾아
이 가을에 강천산(剛泉山)을 찾아
  • 엄갑도 <수필가·전 충청북도 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3.11.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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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엄갑도 <수필가·전 충청북도 중앙도서관장>

10월이 저물 무렵이면 붉은 가을을 토해내고 있는 단풍이 보고 싶어 앞 다투어 가면서 산을 찾게 된다. 오늘 우리 청주 문우회원 40명도 아름다운 단풍으로 이름 높은 강천산을 찾아왔다.

강천산은 전북 순창군에 위치한 산으로 그리 높은 산(해발 584m)은 아니지만, 푸른 숲과 깊은 계곡과 맑은 계곡물, 그리고 기암 괴봉의 절벽 등으로 그 풍광이 아름다워 호남의 금강으로 불리고 있는 산이라고 한다.

입구에서 구장군폭포 까지는 건강에 좋다는 맨발 산행이 가능한 고운 모래가 깔린 산길이었다. 부드럽고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산행 길이었다. 입구로 들어서서 올라가는 산행 길 주변에 군데군데 붉은 단풍이 아름다웠다. 어느 곳의 단풍보다 진한 빛을 오래 간직한다는 냇가 애기 단풍,그 단풍의 붉은 빛에 물든 냇물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도선교를 지나자 웅장한 절벽에 두 줄기 폭포가 지나는 길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큰 폭포는 높이 40m에 물의 폭은 15m, 작은 폭포는 높이 30m에 물의 폭은 5m라 한다. 이름하여 병풍 폭포라 했다. 이 폭포는 병풍바위를 비단처럼 휘감고 있는 형국의 폭포였다. 전설에 의하면 병풍바위 밑을 지나는 사람은 죄진 사람도 깨끗해진다는 얘기가 전해 오고 있다고 한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가다보니 강천사가 나타났으나 일행과의 보행을 맞추기 위하여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강천사를 지나 구장군폭포를 향해 올라가는데, 강천산과 광덕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머리위에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룡계곡 위에 설치된 이 구름다리는 높이 50m, 길이 75m, 보행 폭 1m로 철로 만든 다리였다.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계곡과 정상 쪽을 바라보는 울긋불긋한 가을 경관이 참으로 볼만 했다. 드디어 오늘 우리의 목표지점인 구장군폭포 입구에 도착했다. 강천산 구장군 폭포! 높이 120m에 물 폭 5m의 거대한 폭포가 세 줄기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크고 넓은 기이한 형상의 웅장한 절벽에 조화롭게 배열된 푸른 수목과 절벽에 매달려 불꽃처럼 불타고 있는 단풍들이 한데 어우러진 가을 풍광! 너무나 아름다운 한 폭의 산수화였다. 한마디로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거기다 오랜 기간의 자연현상에 의해 남근과 여근처럼 형상화 된 것이 있다하여 풍수객들은 음양의 조화를 이룬 명소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고개를 들의 이 아름다운 풍광을 쳐다보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아! 아! 아름답다.”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이 폭포는 강천산의 일등 명소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비가 많이 올 때는 자연형 폭포를 유지하나 갈수기 때는 인공폭포라 한다.

이 아름다운 폭포에도 전설이 하나 내려오고 있었다. 옛날 마한시대 혈맹을 맺은 아홉 명의 장수가 전장에서 패한 후, 이곳에 이르러 자결하려다가 자결할 바에는 차라리 전장에 다시 나가 적과 싸워서 죽는다는 비장한 각오로 마음을 다지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쟁취했다는 것이었다.

주변은 화강암으로 빚은 남녀 성기와 토우조형물 등으로 성 형상화 조형물 등이 전시된 성 테마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뜻하지 않은 볼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해학적인 웃음과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강천산 일부를 탐상했다. 아쉬움도 남지만, 강천산의 아름다운 가을 산경은 오랜 목마름 속에 무디어진 우리 문우회원들의 감성을 설레게 하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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