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충북 기관장들
'고개 숙인' 충북 기관장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3.11.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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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성추문·체벌 등 공직자 잇단 비리
"도민께 사죄" 각 기관 수장들 '수난시대'

공직기강 확립 강구·엄중 처벌 강력 지시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송구스럽다. 도덕적으로 누구보다 엄중한 잣대가 가해지는 교육공무원이기에 한 개인의 비뚤어진 인성으로 이 사안을 돌린다는 것은 어불성설…”

<한범덕 청주시장> “그동안 발생한 청주시 공직비리가 단체장인 시장이 너무 풀어줘서 그런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시장으로서 깊이 자성하고 시민께 백배사죄…”

<홍성삼 충북경찰청장> “국정감사에서도 그렇고 경찰의 날에도 사과했는데 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도민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

최근 행정, 교육, 경찰 가릴 것 없이 끊이지 않는 공직비리에 도내 각 기관과 단체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 ‘수난시대’다. 소속 직원의 잇따른 비위에 고개를 숙인 지는 이미 오래다.

‘수난시대’의 첫 희생자()는 한범덕 청주시장이다.

지난 6월 터진 청주시 공무원의 청주 옛 연초제조창 매각 과정의 거액 뇌물 비리는 청주뿐 아니라 충북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충북 최대 공직비리 사건이자 6억6000만원이라는 뇌물액수의 충격은 도내 공직사회를 휩쓸었다. 배후 등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공직비리를 성토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잇따랐고 청주시의회 등 정치권에서는 공직사회 비위 척결을 위한 대책 마련 주문이 이어졌다.

급기야 한범덕 시장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금품수수, 성관련 범죄, 음주운전 행위 등 공무원 중대 비위 행위를 엄중히 문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거듭 사과했다.

‘수난시대’ 두 번째 주자()의 바통은 홍성삼 충북경찰청장이 이어받았다.

반듯한 법질서를 강조하며 도민에게 ‘안전’을 안겨주겠다던 홍 청장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부끄러운 범죄급 직원 비위에 도민에게 ‘안전’ 대신 사과만을 안겨주는 신세가 됐다.

최근에는 총경급 간부의 성추문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이례적으로 경찰청 직원 24명이 내려와 집중 감찰을 받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나날로 속을 태우고 있다.

극에 달한 공직비리는 교육계에도 번져 교사가 12살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맺는 등 추악함으로 물들며 충북교육의 수장인 이기용 교육감도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연초부터 교육계 이곳저곳에서 터진 교사의 학생 성추행과 가혹한 체벌 등의 논란과 비위, 일탈에 학생과 학부모의 신음은 깊어만 갔다.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임시교사가 제자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교사가 12살밖에 되지 않는 초등생을 꾀어 성관계를 하는 등 믿기 힘든 일까지 터지며 교육계 안팎의 비난이 이어졌다.

급기야 이기용 교육감은 4일 월례조회를 열고 “공직기강 확립 방안을 강구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일선에 강력한 지시를 내렸다.

이 교육감은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져 안타깝고 도민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비위 공직자에 대한 처벌 강화는 물론 연대책임 등 책무성 강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누구를 막론하고 그 어떤 사소한 비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중한 처벌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최근 잇단 공직비위에 이기용 교육감을 비롯해 도내 각 기관·단체장이 부끄러움에 연신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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