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야구는 선수가 한다!
진짜 야구는 선수가 한다!
  •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3.10.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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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요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은 참 설렌다. 한국시리즈라는 2013년 1년 프로야구를 마무리하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쾌한 날씨 속에 푸른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환상적인 플레이는 행복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프로야구에서 3월 말 개막전부터 10월 초까지 팀별 128경기의 결과로 얻은 패넌트레이스 우승이 더 가치 있는 것인지, 단기전이라고 불리는 한국시리즈의 우승이 가치 있는 것인지에 분분한 의견이 있지만 즐거운 축제로 훌륭한 경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경기를 보는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다.

한국시리즈가 1년 야구의 긴 대장정을 마무리는 큰 축제라면 11월에 있을 대입수능은 3년 고등학교 과정 길게는 지난 공부의 과정을 정리하는 계기가 된다. 야구가 축제라면 수능은 자못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인생의 중요한 고비가 되니 신중해야 하고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 무렵이면 불안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족집게 과외나 고액 사교육이 고개를 든다.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일까?

지난 달 독일의 빌둥스클릭지는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서 과외효과에 대해 조사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 결과, 과외를 받은 학생들의 학력 향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개인적인 일대일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개인 교습(튜터)은 학생의 사고 방식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구조적 방법 등을 변화시켜 학생들의 학습방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학원에서 받는 공동의 과외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능력을 저하한다고 한다. 이 연구는 독일어를 사용하는 5~9학년 학생 1만 명을 대상으로 3개월 간격으로 학력을 비교해 수행되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질문에 응답한 학생 가운데 과외를 받는 학생은 17%가량으로 타 유럽국가의 평균보다 낮은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과외를 받는 비율이 높고 과외과목은 수학과목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수학 과외의 75%는 여학생이었으며, 반면에 언어 관련 과목 과외는 남학생의 비율이 높았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개인교습보다는 학원 수업이 조금 교육비가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성적 향상, 불안감 해소, 성적 향상에 대한 부모의 기대 때문에 과외를 받으며, 과외내용은 시험 준비와 숙제해결이 가장 많았다. 대다수 학생이 과외를 받을 경우 학력이 향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하였지만, 수학, 독일어, 프랑스어 성적에 소폭 향상이 있을 뿐, 아주 미미하여 과외에 따른 성적향상 효과는 통계적으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운동 중에 특히 야구는 감독, 코치 등 그라운드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선수복을 입게 되어있다. 모두 선수인 것이다. 감독은 전략을 맡은 선수, 코치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돕고 전달하는 선수로 각각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진짜 야구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한다. 아무리 좋은 전략전술도 선수가 수행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학교 수업, 과외, 사교육은 모두 공부하는 학생을 돕는 코치와 감독, 그야말로 조력자이다. 스위스대학의 연구 사례가 아니라도 우리는 이미 실감한다.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를 시켜서 하는 공부, 끌려가서 하는 공부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대망의 한국시리즈! 이기는 것보다 실수 없는 멋진 플레이로 잊을 수 없는 경기를 펼쳐주기를 바라는 야구 팬의 마음으로 수능, 실수 없이 공부한 실력을 멋지게 펼치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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