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친구 한명 있었으면
이런 친구 한명 있었으면
  •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3.10.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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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친구에 대하여 참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젊었을 때도 그렇지만 특히 노년에는, 어떤 사람과 어울리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여정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노년을 함께 보내려면 이런 정도의 친구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였다.

첫째, 유머감각이 풍부하고 성격이 낙천적인 친구. 긍정적인 친구와 어울려야, 밝고 명랑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둘째, 취미가 같거나 취미가 다양한 친구. 노년에는 취미활동이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서로의 취미가 같아야 자주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셋째, 언제든지 전화하거나 만날 수 있는 친구. 고민이 생겼을 때 전화하여 마음을 털어 놓거나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정신적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란다.

넷째, 정이 많고 잔잔한 재주가 있는 친구. 최신 유행하는 핸드폰을 선물 받았는데, 쪽지나 사진,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잔재주가 있는 친구가 있으면 쉽게 배워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았다. 아니면 간절하게 갖고 싶었던 친구에 대한 욕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가질 수만 있다면 우리 모두가 갖고 싶은 친구상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실지로는 우리가 마음이 맞는 어떤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면 사귀는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조건이 없는 게 상식이다. 그냥 나의 친구가 되었으므로 그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 가깝다고 느껴져야 하고 즐거움과 든든한 마음으로 그냥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한다. 그래야 아름다운 우정으로 남을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친구를 만난다. 이러한 친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대충 살펴보면, 유년시절부터 청소년기 까지는 함께 뛰놀면서 배우던 교정에서 동창생이라는 이름의 친구를 많이 갖게 된다. 그러나 교정을 떠나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오랜 세월 사회생활을 하다 퇴직하고 보면 가깝던 친구들도 어느 사이 그리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다음으로는 취직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친구를 만나게 된다. 이 친구들도 이직을 하고 나면, 평생 친구로 남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 흐르는 시류 따라 영욕과 애환, 이해득실, 취미 활동 등 특정한 목적으로 인맥의 연을 맺게 되는 친구들도 많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쨌거나 계속해서 친구로서의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떤 인연으로 이루어졌던, 우선 자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인생의 멋과 정이 무르녹을 수 있지 않겠는가.

황혼의 여정을 살아가다보면 때로 동짓달 저녁의 빈 하늘과 같은 허전함과 외로움, 고독과 단절, 그리고 소외의 감성이 물결처럼 밀려옴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그 때 유머감각이 풍부하고 성격이 낙천적인 친구, 취미가 같거나 취미가 다양한 친구, 언제든지 전화하거나 만날 수 있는 친구, 정이 많고 잔잔한 재주가 있는 친구. 이런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다면야 삶의 구원이요 분복이 아닐 수 없으리라. 그러나 희망사항일 뿐이지 않겠는가. 이런 친구 생각을 하면서 오히려 앞으로 남은 인생을 내가 친구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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