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관리
마음 관리
  • 주철희 <청주 제자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3.09.3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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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주철희 <청주 제자교회 담임목사>

올해 여름은 어느 해보다 무덥고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자는 없습니다. 아침저녁 피부에 와 닿는 선선한 바람은 삶의 의욕을 새롭게 돋우어줍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이 살맛 나는 가을이 삶의 의욕을 반감시키고 마음을 캄캄한 동굴로 내려가게 하고 병적인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가을 우울증. 평소 우울증이 있었던 사람들은 이 가을에 더 깊은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보통 가을을 탄다고 하는데 그 원인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세로토닌 수치가 높게 나타나고 반응에 민감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로토닌으로만 설명될 수 없는 가을 우울증도 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 심리적 환경적 요인으로 가을 우울증이 깊어지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과거 먹고살기가 힘들 때는 사회적으로 별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때에 마음이 우울하다는 말은 사치처럼 생각되던 때였습니다. 어떻게든 굶주림과 헐벗음을 극복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주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던 우리나라가 최근에 와서는 우울증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두 가족이 모이면 그중 한 명 이상은 우울증을 앓는 시대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우울증이 급증하게 되었을까요?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최단기간에 후진국에서 선진국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환경이 너무 빨리 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구실 하기 위해 배워야 할 지식은 수십 배 늘어났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아졌는데 능력은 한정되어 있지, 단시간 내에 그 모든 변화를 다 따라가려니 우리의 뇌에 무리가 되었고 이것이 한국에 우울증이 급증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울증 증세가 보이면 정신과적인 치료를 주저하지 말고 내원해 심리 상담치료를 받고 항우울제를 통하여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라고 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치료 차원입니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높아졌습니다. 의료기술 향상의 공이 크지만, 그와 함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체 건강에 대한 관심과 관리에 힘썼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소에 건강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삼가고 건강 식단을 따라 섭생을 하며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건강관리를 잘합니다. 몸 관리를 하듯이 정신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몸 관리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정신건강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마음이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마음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 나쁜 것들, 예를 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원망과 불평과 부정적인 생각과 열등감이 그것입니다. 이런 나쁜 생활방식에 익숙해지면 우울한 생각들이 점점 쌓이고 우울증에 걸리게 됩니다.

구약성경 잠언 4장 23절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마음은 우리의 삶의 근원이요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이 마음을 잘 관리하라고 합니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하게 하는 운동을 하듯이, 마음에 해가 되게 하는 생각 혹은 책이나 영상이나 대중 매체 등을 멀리해야 합니다. 마음에 유익한 좋은 생각을 생각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을 보듬어 주고 마음을 지킨다면 정신건강도 한결 좋아지고 삶의 질도 나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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