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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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금철 <수필가>
  • 승인 2013.09.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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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신금철 <수필가>

요즘 고위 공직자의 혼외 자 문제가 온 나라의 매스컴에 떠들썩하고 이에 국민들도 편승하여 혼란스럽다. 물의를 빚은 공직자는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처리되지 않고 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과 정치에 얽혀진 복잡한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사실관계를 검증하여 확실한 증거가 있고 없고 간에 어느 한 쪽의 거짓임이 드러나게 되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입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의문을 제기하던 국민들에게도 커다란 허탈감을 주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이와 비슷한 사건은 많이 있었다. 그런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본인은 물론 그 자녀들 역시 많은 상처를 받아왔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이 숨겨진 자식이었음을 알았을 때 그들은 많이 아팠을 것이고 살아가는 동안 마음 한 구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사실 관계를 떠나 나에게 가장 관심을 갖게 하는 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아이에게 있다.

가장 피해를 입는 건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그 아이가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상이 누구이든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 동안 아버지를 떳떳하게 부르지 못하는 처지를 알았을 때 이미 상처를 안고 살아왔을 지도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난다. 그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그 아이가 받을 상처는 그 누구도 보상을 해줄 수가 없다.

세상에 드러내놓고 아이의 아버지를 밝힐 수 없는 그 부모 역시 가슴 조리며 얼마나 아팠을까 동정도 가지만 먼 훗날까지 지워지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긴 아이에게 우리 어른들은 너무도 잔인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를 떠나 낯선 땅에서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그 아이가 자신의 일로 나라가 떠들썩하다는 사실을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고 더 이상 그 아이에게 상처로 남을 행동은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또한 아버지가 우리나라 최고의 자리에 앉았을 때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던 그의 아들 딸 들이 아버지의 탈세 문제로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다행스러우면서도 우울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게 단순히 고개를 숙이는 일이었던가. 국민 앞에 거액의 탈세를 인정하고 가족들이 모여 수많은 날들을 고뇌하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어 결정한 일들이 아니겠는가.

진즉에 내어 놓았더라면 사랑하는 자식들이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거대한 유산을 물려주고 받지 않더라도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 화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공감을 하였으리라 생각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리라. 그러나 지나치게 탐욕을 부려 정당한 노력 없이 부를 축적하려다 결국은 명예를 잃고 파멸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요즘 매일 우울한 뉴스를 접하며 자식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기란 쉽지 않음을 느낀다.

비록 많은 재산을 물려줄 능력 있는 부모는 못되더라도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정직하게 살아야함을 느끼고, 내 사랑하는 자식들이 부모의 잘못으로 다른 이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일이 없도록 성실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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