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을 위한 박물관 역할
청각장애인을 위한 박물관 역할
  • 윤병화 <세경대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3.06.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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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윤병화 <세경대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이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박근혜정부에서는 맞춤형 복지정책을 정책의 기조로 삼고, 앞으로 장애인에게 지속적으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 중 비장애인과 겉보기에 별반 차이가 없어 수 많은 부당한 경험을 하고 있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묘안을 생각해 보았다.

즉, 박물관이라는 복합문화예술센터로 청각장애인이 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곳에서 비장애인과 서로 조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청각장애인은 한정된 방법으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감을 자극하여 다양한 경로로 박물관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

첫 번째, 설명패널의 내용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박물관의 전체적인 정보와 각 자료의 정보를 상세하게 적어놓은 설명패널은 시각적인 기호로 이루어져 있는 박물관에서의 2차적인 자료이다. 이에 박물관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을 배려하여 단순한 단어의 배열이 아닌 풍부한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박물관에 대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각종 그림과 사진자료를 동원해야 한다.

두 번째, 소리를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시설을 구축한다. 먼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박물관의 전시와 교육에 주체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때의 통역은 전화, 종교, 병원, 방송 등의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통역과 다르게 먼저 박물관의 자료에 대하여 사전에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의미를 어떻게 수화로 표현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가시성을 위해 수화를 크게 할 것인지 심미성을 위해 수화를 변형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결정해야 한다. 수화를 할 때에는 청각장애인에게 뒤돌아 이야기하지 말고, 가능한 입술과 얼굴을 보며 1대 1로 정성껏 청각장애인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외국인을 위한 통역서비스나 비장애인을 위한 오디오가이드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방송기술, 장애인 겸용 휴대폰, 수화통역시스템, 영상전자단말기 등의 기계시설을 제공하여 박물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세 번째, 청각장애인을 위해 ‘찾아가는 박물관’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장애인의 특성상 새로운 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시와 교육 등을 청각장애인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농아인협회나 복지관에서 진행한다면 참여의 폭도 넓힐 수 있고, 더불어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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