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만들어 가는 가정의 행복
아빠들이 만들어 가는 가정의 행복
  • 이용길 <시인>
  • 승인 2013.06.1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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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용길 <시인>

요즘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운동선수, 배우, 가수 등의 직업을 가진 아빠들이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며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공감을 얻고 있다. 프로그램 속 아빠들의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모습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과 어우러져 웃음과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 아버지들은 어머니들에 비해 육아에 젬병이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익숙지 않다.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마냥 손놓을 수는 없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아빠들 역시 처음에는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과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일부러라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다 보면 가정에도 행복한 변화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고독’, ‘근엄함’, ‘권위주의’ 등 유쾌하지 않은 느낌들이 그동안의 아버지상을 규정해왔다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요즘 아버지들은 자녀교육 및 가사분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논리성과 사회성 등 몇몇 영역에서 아이들은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이며,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들 역시 이를 잘 인지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변화의 주체는 물론 아버지들 자신이지만 그들은 바쁘고 고단한 일상에 찌들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아버지들의 변화를 말하기 전에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가족들의 관심과 호응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아버지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소소한 경험의 축적이 일상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 위주의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 개발과 아버지들이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교류의 장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하는“웃는아빠캠프”에 당첨되어 4학년의 딸아이와 1박2일의 캠프를 다녀왔다. 프로그램은 아빠의 입장에서 아이와 건강한 관계 맺기를 시작하고, 함께 참여해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아버지임을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캠프 첫째날에는 ‘아빠는 슈퍼맨이 아니다’, ‘내 마음속의 아빠’, ‘아빠 좀 안아주겠니?’ 등과 같이 아빠와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다. 

둘째날에는 ‘웃는 아빠표 주먹밥’ 등과 같이 아빠가 직접 요리를 하는 시간을 마련해서 캠프 이후에도 아빠가 가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유도 하고 있다. 

이같은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아빠는 아빠대로 가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아이는 아이대로 아빠와 소통하는 소중한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빠들은 한 목소리로 변화를 이야기 한다. 삶의 활력을 얻었다는 아빠부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아빠들의 밝은 목소리는 이제 낯설지 않다. 한걸음 더 나아가 아빠들은 프로그램을 매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각자의 가족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육아와 가사에 대한 고민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진정 아빠의 변화 그리고 가정 행복이란 것을 느끼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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