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이룬 꿈
기적을 이룬 꿈
  • 변정순 <수필가>
  • 승인 2013.06.09 2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변정순 <수필가>

“You can do. I can do. We can do“

“하면 된다”는 인생관을 가지고 있는 폴신 미 상원부의장의 초청강연을 들었다.

파주출생으로 4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갔다. 배가 고파 구걸을 하던 중 미군에 의해 하우스 보이가 되었다. 군인들의 빨래며 구두닦이를 해주고 밤이 되면 엄마를 그리며 울던 소년이었다.

17살 때 마음씨 좋은 미군의 양아들로 입양되었다. 그때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보게 되었는데 “하나님 안녕하세요. 저를 도와주세요. 검정고시 되면 저도 도와 드릴게요?” 라고 기도했단다. 그는 검정고시에 패스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동양사학을 전공했다.

하와이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하원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되고, 다시 상원의원에 출마 연거푸 다섯 번에 걸쳐 상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지금은 상원 부의장이다.

고아 폴신을 양아들로 삼고 미국으로 데려간 사람도 훌륭한 분이지만 그의 부인 역시 자녀가 셋이나 있었는데도 소년을 따뜻하게 양아들로 맞아 주었다니 참으로 훌륭한 사람들이다. 양부모는 독학을 하며 힘들어하던 소년에게 하나님과 기도를 가르쳐 주어 외로움과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는 미국 각 주에서 1명씩 모두 50명의 한국인 후손 정치인이 탄생되도록 남은 생을 불태우겠다고 했다. “제 평생의 꿈은 한국의 후손들이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78세인 한국계 미국인 워싱턴 주 상원의원 신호범의 소망이라고 했다.

1999년에 ‘정치교육장학회’를 만들어 예비 정치인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2세 가운데 성적이 우수하고 정치에 뜻을 둔 대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고 그는 학생들에게 메일로 소통하자고 하면서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오면 언제든지 도와주겠다고 한다. 내년까지가 5선 임기인데 주변에서는 6선을 도전하라고 하지만 내년까지만 하고 입양된 아이들 위해 여생을 보내겠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비교적 모범생인 것 같은데도 꿈이 뭐냐고 물으면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하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는 아이의 성적만 가지고 판단하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도무지 노력을 안 한다고 탓한다. 아이들은 꿈이나 목표를 정하기 전에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요를 받다 보니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모르는 채 공부를 한다. 꿈이나 목표보다는 성적에만 집착하게 되고 성적이 떨어지면 학습의욕이 떨어져 바로 공부를 포기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에게 부모들은 더 잘해야 된다고 요구하여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보충수업도 싫어하는 아이들이다. 성적으로 줄 세우기 전에 먼저 아이들의 가치관과 능력을 살피고 인성을 길러 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공부에 대한 즐거움이나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어 주어야 할 것 같다. 장학금은 성적순이 아니라 성격 순이면 참 좋을 것 같다.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포기를 모르고 도전하는 성격이라면 우리 아이들 중에 또 다른 폴신님이 나올지 누가 아는가.

1955년에 폴신님이 부산을 떠날 때는 다시는 안 오겠다고 침을 뱉고 떠났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3시간 정도의 잠을 자며 꿈을 가진 사람. 돈이 없어서 날마다 열다섯 시간씩 걸으며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하원에 출마한 사람. 의아하지만 미국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원숭이 해골이라고 말하는 사람. 기적을 이룬 사나이의 주인공 자랑스런 한국인. 나부대는 녀석들이 이 넓은 강당에서 강의 듣는 표정이 제법 진지하다. 폴신님의 강의를 듣는 내내 똘방똘방한 눈빛처럼 기적을 이룬 꿈을 꾸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