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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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8.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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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이른 봄날이었습니다

마늘밭에 덮어 놓았던 비닐을

겨울 속치마 벗기듯 확 걷어버렸는데요

거기, 아주 예민한

숫처녀 성감대 같은 노란 마늘 싹들이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요

나도 모르게 그걸 살짝 건드려보고는

갑자기 손끝이 후끈거려서 또

그 옆, 어떤 싹눈에 오롯히 맺혀 있는

물방울들 두근두근 만져보려는데요

세상에나! 맑고 깨끗해서

속이 환히 다 비치는 그. 물방울이요

아 글쎄 탱탱한 알몸의 그 잡년이요

내 손가락 끝이 닿기도 전에 그냥 와락,

단번에 앵겨붙는 거였습니다



어쩝니까 벌건 대낮에

한바탕 잘 젖었다 싶었는데요

근데요 이를 어쩌지요

손가락이, 손가락이 굽어지질 않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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