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양식(learning style)
학습양식(learning style)
  • 양철기 <교육심리학 박사·충북도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12.11.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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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학 박사·충북도교육청 장학사>

◇ 사례 1

중학교 2학년인 방 군은 공부를 무지하게 한다. 매일 5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책상에 앉아 공부에 매달린다. 친구들에게 ‘벌레(공부벌레)’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그러나 학교 성적은 중간 정도이다.

◇ 사례 2

중학교 2학년인 탁 양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집중하는 시간이 10분을 넘기기 어렵다. 자주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공부를 한다. 부모는 탁 양이 거의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성적은 상위권이다.

사람에게는 자기에게 맞는 학습양식(learning style)이 있다. 즉, 학습을 하는데 있어 인지적(cognitive), 정의적(affecti ve), 심리운동적(psychomoto r)인 측면에서 개인의 고유 선호(preference)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선호 경향에 맞는 학습환경과 교수방법을 제공해 주었을 때 개인의 학업성취도는 높아진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있다.

방 군의 학습양식은 ‘외향적/감각적/감정적/인식형’이었다. 즉, 방 군이 선호하는 공부방법은 ‘사례 2’의 탁 양처럼 공부하는 것이다.

방 군 부모는 방 군과는 정반대의 유형을 가졌다. 방 군 부모가 선호하는 학습양식은 혼자서, 차근차근하게, 끈기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다.

방 군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성적은 그렇게 만족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줄여 더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방군은 지금 공부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사례 2’의 탁 양은 여학생이면서도 항상 방이 어지럽다. 시험기간이면 어김없이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방바닥에 엎드려 놀면서(?) 공부한다.

탁 양의 공부방법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주로 번개치기이다.

부모는 이런 탁 양이 못마땅하면서도 그냥 지지해 주고 있다. 사실 탁 양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스타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탁 양은 공부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누구나 좋은 성적을 얻고 싶어 한다. 교사 또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이 나오기를 바란다.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들의 심층심리에는 공부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라는 말은 많이 듣지만 “어떻게 열심히 공부 하는가?”에 대해서는 잘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에 대한 ‘두려움’과 ‘어떻게 공부하는가?’에 대한 해답의 하나로 학습양식이 될 수 있다. 특히,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의 경우 그 효과가 클 수있다. 따라서 교사와 부모는 학생들의 학습양식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상담소, 병원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학습양식 검사를 할 수 있다.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학생들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이왕 공부를 해야 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딸아이를 학교에 내려주면서 “열심히 공부해!”라고 했다. 과연 딸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교실로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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