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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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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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 큰 기쁨
병원 문턱에 들어서는 수 많은 환자들 중 웃음 띤 얼굴로 오는 경우는 없다. "이들을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충북대병원 외래진료하는 곳에서 입원실까지 이어지는 빈 공간을 활용해 지난 1998년 12월 복도에 문화전시장을 오픈했다. 병원을 찾는 고객과 입원환자들 위해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다.

홍보팀에 근무하면서 사진에 흠뻑 빠져 있었던 나는 '환자들을 위한 전시공간'로 꾸밀 것을 당시 팀장에게 건의했고, 좋은 생각이라는 말에 추진하게 되었다.

첫번째 작품전은 직원들이 환자를 위한 작품전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그림, 사진, 병동환자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성황리에 마쳤다.

외래환자들이 전시장을 지나칠 때 "병원에 웬 그림이야." "아, 멋진 사진이네"라고 말하기도 하고,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자들이 전시장에 들러 작품을 감상한 후 다소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진료실에 들어서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다시 홍보팀으로 발령 받아 왔을 때는 그동안 전시 횟수가 100회를 넘었다는 말을 들었다.

방명록에 적혀 있는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사진감상을 시켜드리니 마음이 편해지셨네요." "병원에서 좋은 사진을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네요." 등 환자분들의 글을 읽으면 가슴이 찡하다.

최근 청주수채화 회원전의 그림을 지도했던 조근영 선생님은 세상 살기 너무 힘들어 자해를 기도해 병원에 입원하고 또 자해충동을 느꼈던 환자로부터 전시장 그림을 구경하고 삶의 의지를 찾았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작품 하나가 아픈 사람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구나.' 작은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 큰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는 오늘도 문화전시장 120회 청림회전이 불 밝히며 포근한 마음으로 아픈이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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