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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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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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간직하자.
김주환(극동정보대학, 행정학)

얼마 전 잡지에서 한 성공한 CEO가 ‘처음처럼’을 자신의 좌우명을 삼고 있다는 기사의 내용이 불현듯 떠오른다. 아마 그의 성공비결은 ‘자신이 임명장을 받을 그때의 마음가짐을 간직하려는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모든 일에 있어서 처음의 순수와 열정을 이어가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학생이 학기 초의 각오를 이어간다면 그는 우등생이 될 것이요, 신혼초의 사랑을 이어간다면 이들 부부는 잉꼬부부로서 백년해로를 할 것이다. 그래 우리 속담에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을 것이다.

어느덧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도 12년을 훌쩍 넘기고 제4기의 임기가 시작되고 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제 지방자치제는 지역 간 격차를 벌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그 지역의 역량에 따라 지역발전의 속도와 폭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정자립도, 지방정부로의 권한이양 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비슷한 조건 하에서 각 지역발전의 격차가 강화되고 있다면 이는 그 지역의 단체장과 지방의회 그리고 지역주민의 기량차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기존 정책을 계승하자. 특히 새로이 단체장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유의하여야 할 말일 것이다. 옛 속담에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라는 말도 있지만, 기존 정책은 그 존재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전임자, 혹은 경쟁자’가 시작하였다는 이유로 기존 정책을 변경하려는 것을 옳지 않다. 물론 잘못된 정책이나 사업까지 기존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존속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분명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 경우에도 다시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둘째, 새로운 정책은 점진적으로 추진하자. 초심자들은 의욕이 넘치고 이것이 때로는 과욕으로 흐를 수가 있다. 특히 한 지역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단체장의 경우에는 하루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지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과욕은 ‘아니 한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유념하여야 한다. 특히 급격한 변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이유를 확인하려 하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완벽한 것은 없고, 끊임없이 시행착오의 개선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정책을 이해할 때 보다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양을 크게 하고 싶으면 그 폭에 신경 쓰기보다는 횟수를 늘리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셋째, 어제를 되돌아보자. 개혁이라는 것, 변화하였다는 것이 무슨 거창한 사업을 추진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의 부족한 것을 메우는 작업을 먼저 하였으면 한다. 예를 들어 신규 공단과 기업의 유치를 단체장들은 대단한 치적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현재에도 공단의 공터는 많고 입주한 기업들은 그 지역에서 겉돌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찾아 공터에는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의 애로사항을 개선함으로써 그 지역과 함께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더 훌륭한 사업이 아닐까 한다. 지난 10여년의 지자체를 통해 지방정부는 많은 일들을 벌여왔다. 이제는 지난 10년을 점검하는 것이 새로이 임기를 시작하는 분들의 첫 번째 과제가 아닐까 한다.

그 동안 우리 지방자치제는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특히 단체장의 리더십이 그 지역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똑똑히 보고 있다. 새로이 임기를 시작하는 단체장들이 자신들의 취임초의 초심을 4년 동안 간직한다면 분명 오늘보다 나은 지역발전과 주민복리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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