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상극의 원리
상생과 상극의 원리
  • 혜성 주지스님 <진천 자재암 >
  • 승인 2012.02.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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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혜성 주지스님 <진천 자재암 >

지난 겨울은 유난스럽게도 춥고 혹독해 한파가 겨우내 계속 되었던 것 같다. 그 혹한도 이제 남녘으로부터 밀려오는 봄기운에는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하고 서서히 밀려나는 가보다.

우주자연은 일, 월, 성, 신의 오묘한 작용과 음·양 오행이라는 요소가 서로 상생, 상극의 작용을 반복하여 생(生), 성(成), 소(消), 멸(滅)의 변화 속에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일, 월이라는 음과 양의 바탕 위에 수(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는 서로 상생의 작용과 상극의 작용을 상호 보완적으로 유지하면서 작용을 하기에 어느 한 쪽이 왕하고 성하다가도 다시 쇠하고 멸하는 듯하면서도 다섯 가지의 요소는 영원히 존재하며 신묘한 작용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 또한 우주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닮아 그와 함께 변하면서 유구한 역사를 만들어 오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근대사의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참으로 너무나 큰 변화를 반복하면서도 자연의 이치를 쉽게 망각하므로 너무나 큰 희생을 당하고 살아온 역사가 아닌가 싶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해방 이후 조국 분단의 역사로부터 돌아본다면 이념적 논쟁과 정쟁의 상황을 보면 상생의 작용이라기보다는 상극 작용의 연속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질적으로는 상극의 작용을 일으키는 요인이라 하더라도 상생의 작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요인을 끌어들여 더 이상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다 함께 상생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상생의 도리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최고의 지혜를 갖고 있는 인류만이 행할 수 있는 선택의 길이요 지혜의 방편이 아닐는지, 용해되지 않는 물과 기름은 영원히 회동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수년 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건으로 환경파괴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했고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건을 통해서 온 국민이 발 벗고 나서 기름띠를 걷어내고 닦아 조속히 회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일상의 생활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상생의 이치를 깊이 깨달아 서로 이해하고 화합한다면 얼마나 좋은 것인가. 상호 견제하고 보완하되 잘못되는 것은 견제를 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상생의 원리를 잘 응용한다면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며 계층 간 괴리감으로 얼룩진 갈등의 고리도 풀려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동토의 계절 겨울이 가고 이 땅에 다시 희망의 새봄이 오고 있다. 짧은 근대사에서 국가의 대사가 있을 때마다 희망의 꿈이 부풀어 오르던 봄이 되돌리기도 어려운 상처의 봄이 있었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임진년 흑룡의 해 만큼은 온 국민이 각자 소망하고 바라는 한해의 꿈과 소망이 아름다운 꽃으로 승화될 수 있는 희망의 봄, 아름다운 봄, 상생의 계절이 되어 너와 내가 다 함께 웃음을 나눌 수 있는 계절이 되기를 간절히 한마음으로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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