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
학교폭력…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
  • 양인호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 승인 2012.02.2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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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양인호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은 왕따(집단 따돌림)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집단 따돌림을 당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는 등 벗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어린 학생들이 결국 자살을 택하는 참담한 불상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이를 수습하려고 가해 학생들을 처벌하는 등 각계에서 관심을 두고 뒤늦게 각종 대책안을 내놓고 이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4~6학년에서 주로 발생하는'끼리끼리 현상'이 학교폭력의 시발점이라고 본다. 어떤 학생이 선생님으로부터 유독 귀여움을 받거나, 잘난 체할 때, 성적이 아주 좋거나 몹시 나쁠 때 그 학생을 따돌리거나 괴롭힌다. 그리고 피해자의 따돌림에 대한 보복성 가해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가해를 낳은 악순환이 연속되고, 가정에서 심리적으로 억눌린 화가 학교에서의 폭력을 유발한다.

결국 학교폭력은 가정과 학교 등 모두가 가·피해자에 대해 무관심할 때 발생하는 것 같다.

학교폭력은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어른 닮은꼴로 변해가고 있다. 또래 간 빚어지는 '약자 괴롭히기'가 갈수록 어른 범죄를 닮아가고 가해자들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중3, 고1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주류였다면 최근엔 인터넷, 스마트폰 등 매개체가 발달하면서 중 1년생이 가장 많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조직폭력배를 모방하는 실체불명의 폭력서클(일진회)을 어린 학생들은 정확한 의미도 모른 채 우월감에서 가까이 하게 된다.

또한 어떠한 조직이나 단체의 힘을 빌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어울려 다니며 같이 행동하는 바람에 학교폭력이 점차 저연령화, 집단화, 잔혹화 되어 가고 있다. 정서적, 신체적, 재산적으로 피해를 주는 가·피해자가 양산되는 실정이다. 학교폭력의 가해 학생들은 또래에게 위력을 과시하면서 다른 데서 경험하지 못하는 우월감을 느낀다. 또한,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모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관리도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일부에서 학교를 귀족과 천민이 있는 귀족사회라고 부르듯이 갈수록 은밀해지는 학교폭력에 대하여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경찰청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실시하는 각종 시책만으로는 학교폭력이 근절될 수가 없다.

장차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아갈 어린 학생들에게 근본적인 대책 없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만을 강조하면 어린 학생들에게 적개심만 키울 뿐이다. 가정과 학교, 사회단체, 정부에서 체험교육, 인성교육 등을 통해 위기의 학생과 피해 학생에 대해 지속적이고도 전문적인 진단과 보살핌을 가져야 하고, 전문가의 학교폭력 예방 교육의 내실화가 절실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서로 정보 공유 등 유기적인 협조를 통하여 어린 유아 시절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 전반에 걸친 인성교육 등을 실시하여 학교를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어 학교폭력 없는 세상을 이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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