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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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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 기다림의 美學
예전부터 우리민족을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불렸다. 흰옷을 즐겨 입는데서 기인한 말이기도 하지만 우리민족의 순결하고 숭고한 혼을 높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우리민족이 어느새 '붉은민족'(紅衣民族)이 되었다.

월드컵의 영향으로 한반도 전체가 붉은색으로 물들어졌다.

정열과 뜨거움의 상징인 붉은 물결을 타고 온 나라가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모습이 바뀌면 행동도 바뀌게 되는지…. 어느새 우리는 빨리, 빨리를 외치며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들로 변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도 통행료를 계산하기 위해 지갑에 돈 찾는 5초도 기다리지 못하고 빵빵거리며 경적을 울려대 시비 붙는 경우가 다반사다.

자고나면 코 베어가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을 분류해가며 왠지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에서 뒤처진다는 선입관에 사로잡혀 모두가 시간의 노예로 전락해 버린것 같아 씁쓸하기만하다. 얼마전 태국으로 여행갈 기회가 있었다. 서울의 9배 이상의 차량과 교통대란을 겪고 있는 방콕을 지나다보니 신호등도 없는 복잡한 사거리에서도 경적도 한번 울리지 않고 다들 양보하며 출근하는 모습에 신기해하자 가이드는 "태국은 '미소의 나라'라 사람이 여유가 있어 차 밀린다고 경적을 울리는 일이 없다"는 말에 경외감까지 느껴졌다.

극장에서도 영화가 끝난후 자막이 올라가기 전에 90% 이상의 관객들이 서둘러 자리를 뜬다.

'바쁜 일상속에 잠깐의 여유'

TV광고속에 나오는 카피 가 아닌, 실생활에 도입되어야 될 것이다.

오는 주말 신록이 푸르른 7월의 산과 들·바다로의 일탈을 꿈꾸는 것은 어떨까. 그 여행의 길목에는 짧은 만남의 인연이지만, 밝은 미소를 안겨줄 고속도로 미소천사가 있다는것을 기대해 봄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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