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25>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25>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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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다래끼
아낙네 허리춤에 대롱대롱 매달려 씨앗 달라... 나물 달라... 졸라대네

지난 1985년 4월 백두대간의 허리춤인 단양군 소백산을 취재 할때다.

소백산 깊은골 외딴 화전밭에서 종다래끼에 옥수수 씨앗을 담아 한손엔 호미를 들고 한손으로는 씨앗을 묻는 농촌의 아낙을 볼수가 있었다.

그여인은 카메라를 꺼내들자 일순 작업을 멈추고 허리를 펴면서 수건으로 땀을 닦기 시작했는데, 긴세월 화전밭을 일구며 살아온 화전민 아낙으로서의 모습이 천사처럼 순박하고 아름답게 느껴져 실례를 무릅쓰고 여러컷 셔터를 눌러댔던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도 그사진을 볼때면 ‘칠갑산’노랫말 처럼 ‘베적삼을 입고 콩밭 매는 아낙네’의 모습이 떠오른다.

‘종다래끼’는 다래끼중에서 작은 것으로 씨앗을 넣어 두기도 하지만, 농촌에서 밭을 갈아 씨앗을 파종할때 옥수수나 콩을 담아 허리에 차기도 한다.

강원도나 북한지방에서는 싸리나무를 잘게 쪼개서 만들기도 하는데 짚으로 촘촘히 엮은 것은 예쁜 공예품으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종다래끼는 바닥보다는 입구를 좁게 엮는데 그것은 씨앗을 담았을 때 밖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어른 주먹하나 들어갈 정도로 좁혀서 만든다.

그리고 입구 양쪽에 끈을 달아 허리에 매기좋게 하거나 시렁에 매달기 편리하게 만든다.

종다래끼는 ‘대·싸리·고리버들 따위로 결어서 만든, 아가리가 좁고 바닥이 넓은 바구니’를 일컫는데 말그대로 씨앗을 담는 그릇으로 ‘씨오쟁이’라 하여 종자를 보관하는데 쓰이는데 아가리를 꼭 막아도 공기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여름철 습기를 적당히 흡수해 씨앗을 담아 오랫동안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종다래끼와 다래끼는 사촌지간이라고 할만큼 모양새도 비슷한데 종다래끼는 종자와 연관된 것이고 다래끼는 주로 싸리나무를 굵게 쪼개 얼기설기 만든 것이어서 튼튼하고 가벼워 쓰임새가 다양하다. ‘다래끼’는 옥수수를 따거나 감자, 고구마 등을 캐서 담아 운반하고 산골에서는 여인들이 산나물을 뜯을 때 허리에 차거나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사용한다.

농경사회에서 쓰임새가 많았던 다래끼와 종다래끼는 플래스틱 제품이 개발되면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그것을 만드는 기술은 잊어버리면 안될것 같다.

민속촌이나 민속박물관, 옛생활도구를 진열해 둔 음식점에서나 볼 수있는 다래끼가 우리 조상들 손길에서 만들어지고 중요한 생활도구로 사용돼 왔다는데 자부심을 가져야겠다.

우리의 옛생활 용품과 도구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것인 만큼 만드는 제작방법이라도 체계 있게 글로 적고 사진으로 남겨 누구나 만들어 볼수 있는 책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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