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차 박물관
전통 차 박물관
  • 윤병화(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11.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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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현대의 박물관들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주제들을 계속해서 발굴하면서 복합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주제가 바로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은 오감을 자극하여 쾌감, 식욕 증진 등의 효과를 내는 식품으로 오랜 세월 동안 세계 각국에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하나의 중요한 문화로 자리매김하였다. 주로 차, 커피, 코코아, 담배, 알코올, 청량음료, 껌, 초콜릿, 과자류, 향신료, 사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기호식품을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 중 현재 차를 주제로 건립·운영되고 있는 하동차문화센터, 설록차전시관, 호안다구박물관 등을 이번 주에 소개하려 한다.

하동차문화센터는 2008년 하동 차문화전시관을 리모델링하여 하동차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소개하기 위해 건립한 문화공간이다. 하동차의 우수성, 재배방법, 재배기구, 야생차 제조과정 등을 전시하는 차문화전시관과 ‘덖음차만들기체험’과 ‘하동다례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차체험관, 하동의 전통도예를 체험할 수 있는 도자기체험장, 다양한 명품 하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차판매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설록차전시관은 2001년 녹차의 주요산지인 제주의 서광다원 입구에 건립한 박물관이다. 전시실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구(茶具) 120여 점을 전시하는 잔갤러리와 한국차·중국차·일본차를 전시하는 차문화실, 현대도자기작가의 다기작품을 전시하는 현대작가작품실, 세계 각국의 찻잔을 전시하는 세계의 찻잔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설록차전시관에서는 전 계층을 대상으로 ‘설록차 페스티벌’과 ‘오설록 다례교실’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

호안다구박물관은 우리차문화원 차영미 부회장이 영월의 내리분교를 활용하여 차와 관련된 각종 도구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전시실에는 한국과 중국의 다양한 차 문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찻잔, 다완, 다반, 차호, 탕관, 화로 등 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다도와 차 고전’, ‘다화’, ‘아동다예’, ‘통과의례’ 등을 주제로 한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차문화의 시작은 불교의 유입과 그 시기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대부터 이미 야생초를 이용하여 약으로 차를 마셔 왔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서에서는 신라 흥덕왕 4년(828년) 우리나라에서도 차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원효, 설총, 보천, 효명 등의 다인(茶人)들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을 만큼 차는 신라를 거쳐 고려시대까지 널리 보급된 문화였다. 그러나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전통 차는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일제강점기와 현대화 과정 속에서 처음 우리 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던 중 웰빙바람과 함께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전통차를 즐기는 인구가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전통차 예절지도사, 차 치료사, 티 마스터 홍차, 일본차, 중국차 등의 차 관련 자격증도 생겨나고 있다. 깊어가는 이 가을 우리가 즐기고 있는 따뜻한 차 한잔의 역사가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는지 이번 주말 전통 차 박물관에서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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