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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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순(수필가)
  • 승인 2011.11.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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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겨우살이를 차로 다려 마신다. 씁쓰레한 맛이지만 당뇨와 고혈압에 좋은 약이란다. 겨울에도 죽지 않아서 겨우살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나 호기심 많은 난 차를 마실 때마다 궁금했다. 마침 겨우살이 새와 겨우살이 식물에 관하여 TV에서 방영되고 있었다. 궁금했던지라 메모를 해 가며 보았다.

겨우살이와 겨우살이 새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겨우살이 새는 겨우살이 열매를 좋아했다. 새가 열매를 따 먹고 나무 위에서 똥을 싸는데 끈끈한 진액을 나무에 발로 붙였다. 새똥 속의 씨앗이 촉을 틔우고 나무의 영양분을 기생충처럼 빨아 먹으며 사는 식물이었다. 사람들은 그 나무에 붙어 자생하는 겨우살이 싹을 따다가 몸에 좋은 약이라며 사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오묘한 이치이다.

루왁이라는 커피는 카페인이 전혀 없으며 맛이 으뜸이라 값도 비싸지만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이 커피는 인도네시아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채취한 것이다. 고양이는 잘 익은 커피를 따 먹고 똥을 싸면 사람은 그 똥을 주워서 숙성된 발효 커피를 만든다. 지구촌 식구들이 공생하며 살아가는 신비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아이디어다.

이 밖에도 악어새와 악어가 살아가는 모습이며, 개미와 애기똥풀, 다람쥐와 도토리, 우리들이 모를 뿐이지 수많은 지구촌의 생명들이 공생하며 살아가고 있다.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를 까면 둥지 주변을 돌며 내가 네 어미라고 조잘거리며 새끼를 데려가는 얌체 같은 악동 동물도 있듯이 사람은 나무 위에 붙어 사는 겨우살이 식물을 따 약으로 쓴다.

코끼리 똥에서는 재스민 향이 나는데 호랑이란 놈이 가장 좋아하는 향이다. 코끼리 똥을 보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몸에 바르며 뒹굴고 야단법석을 떨다 성욕이 발동하여 암컷을 유혹한다. 그 또한 신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애기똥풀이 군락을 이루고 자라며 노랑꽃을 피운다. 그 주변에는 개미들의 서식처이다. 개미는 애기똥풀의 씨를 좋아하여 먹이로 삼고 개미에 의해 숲 속에 묻혀 발화 촉을 틔운다는 것이다.

요즈음 가습기 살균제가 호흡기 질환을 유발했다고 야단들이다. 놀랍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환자나 유아들의 건강을 돕자고 사용한 가습기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니 황당한 일이다.

하느님이 주신 수많은 재료로 천연 제품을 만들어 쓰는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 산에 가면 소나무가 있다. 솔방울을 주워 천연 가습기로 사용하면 아주 좋다. 소나무에는 피촌치드 성분이 있어 머리를 맑게 해 주며 치매를 예방해준다고 한다. 공기 정화를 돕는 아로마 라벤더 오일을 몇 방울 첨가시키면 아주 훌륭한 가습기가 된다. 만드는 요령은 솔방울을 깨끗이 헹궈 물에 불린다. 그 다음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예쁜 바구니에 담아 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아로마 오일을 첨가시키면 방향제도 되고 가습기가 된다. 불결하다 느끼면 다시 씻어 똑같은 방법으로 재활용하면 된다. 산에는 보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슬기롭고 지혜롭게 자연의 천연재료로 활용하는 방법은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무한한 자연의 오묘함은 연구하면 할수록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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