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하여
정치에 대하여
  • 김태종 <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 승인 2011.10.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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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번에는 정치를 붙들고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시작되었을 정치는 사회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서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그 기본적인 역할은 조절(調節), 조정(調整), 그리고 조율(調律)입니다.

그것을 잘 말해 주는 것으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 있는데, 高者(고자)는 抑之(억지)하고 下者(하자)는 擧之(거지)하며, 損有餘(손유여)로 以補不足(이보부족)하는 것, 곧 ‘높은 것을 눌러 낮추고 처지는 것은 추켜올려주며, 넘치는 데서 덜어다가 모자란 곳을 채워주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필요한 정치가 변질된 것은 그것이 권력화되었다는 것, 다시 말하면 정치를 할 수 있는 됨됨이를 갖추지 못한 것들이 정치적 실권을 잡았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정치는 역사 속에서 늘 쓰레기더미보다 더 심한 악취를 풍기는 것으로 남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치가 그렇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회나 국가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이 정권을 쥐게 된 경우, 또는 교묘하게 사람을 속여서 권력의 상부에 오른 경우, 처음에는 제대로 일을 하다가 갖가지 까닭으로 제자리가 무엇인지를 잊고 엉뚱한 곳으로 빗나간 경우, 그리고 대를 잇는 경우에 그 아비의 소양을 갖추지 못한 자식이 정권을 잡았을 때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고, 정치의 역사가 수천 년이니 그것이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한 가지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뒤섞인 것까지 다양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침내 근대에 이르러 민주주의라는 형식을 찾아내게 되었고, 민주주의야말로 그동안의 어떤 것보다 훌륭한 정치적 개념이며 제도라는 것에 전 인류가 동의하는 수준에까지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심중에 왕정을 품고 형식만 민주주의를 내세웠던 정권부터 시작하여 정치에는 관심도 없고 권력에만 눈이 어두운 것들이 나서서 온갖 거짓말과 잔꾀를 부리며 펼쳐온 소꿉놀이보다 더 유치한 판을 벌려온 말도 안 되는 헌정사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최악의 현 정권을 지금 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정치현실은 우리 현대 정치사 전부를 아우르는 문제와 모순을 다 압축한 부정과 부패, 비리와 술수를 다 보여주고 있습니다. 3년 동안 저질러진 일만 해도 수습하는 데만도 수십 년 걸릴 만한 일들을 저질러 왔고, 그것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니, 이후 두 해를 또 어떻게 견뎌야 할 것인지 그야말로 막막하기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정치의 기본과 중심을 정확하게 하는 확고한 인식의 틀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르고 펴는 것이 기본이며 사람이 중심이라는 것, 그리고 투표를 통한 주권행사와 남은 문제들은 또 하나하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해 나가는 것, 어둠 속에서 꿈을 꾸고, 해 뜨기 전부터 일어나 새날을 맞이하기. 우리는 할 수 있고 반드시 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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