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박물관
활박물관
  •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07.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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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선사시대부터 활은 중요한 사냥도구였으며, 이후 조선시대까지 훌륭한 전쟁 무기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발달된 활문화를 이루고 있었고, 이러한 영향으로 활을 잘 다루는 위인들이 많았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 백제의 다루왕, 조선의 태조 이성계, 이순신 등이다. 형태는 다르지만 오늘날에도 각종 올림픽에서 남녀궁사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민족의 활문화는 오랜 역사적 전통성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들에 의하여 그 아름다운 명맥을 잇고 있다. 궁시장은 활을 만드는 궁장과 화살을 만드는 시장으로 나뉜다. 활인 궁(弓)은 12종에 이르렀으나 현재 국궁(國弓)으로 불리는 각궁(角弓)만이 남아 있고, 화살인 시(矢)는 목전, 철전, 편전, 세전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주로 유엽전(柳葉箭)을 사용하고 있다. 궁은 통대나무, 참나무, 쇠뿔, 쇠심줄 등을 이용하여 4개월에 걸쳐 제작하며, 시는 대나무, 화피, 꿩깃촉, 쇠심줄, 부레풀 등으로 제작한다.

이러한 궁시장의 작품을 수집, 보존하여 전시하는 문화공간으로 파주의 영집궁시박물관과 부천의 부천활박물관이 존재한다.

영집궁시박물관은 2001년 5월 개관한 활 전문박물관으로 궁시장 유영기 선생이 우리나라 활과 화살 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설립하였다. 전통 활쏘기 관련 자료와 궁시장의 작품을 수집, 보존, 전시, 교육하는 문화공간이다. 전시실에는 우리나라 활(弓), 화살(矢), 쇠뇌(弩)를 비롯한 궁시 제작도구, 화약병기, 기타 무기류와 세계 각국의 활, 화살 등을 전시하며, 활터에서는 전통 활쏘기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부천활박물관은 2004년 12월 개관한 활 전문박물관으로 우리 고유의 민족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각궁을 전시하고 있다. 부천시에서 궁시장 故 김장환 선생과 故 김박영 선생의 뜻을 기려 건립한 공립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전시실, 영상실, 시연공간, 김장환 기증전시실, 수장고, 야외 국궁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장환 선생의 유품 240여 점과 신기전기화차, 화살, 활쏘기 도구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부대행사로 각궁의 이해와 활문화 체험 등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북아 최고의 궁술로 발전된 우리나라의 활은 동양 삼국 중에서도 으뜸이었고, 조선시대 육례(六禮) 중 하나인 사(射)로서 선비들에게 장려되었으며, 성균관에서 활과 화살을 따로 보관하는 육일각이 존재할 정도로 문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양의 활인 양궁의 보급으로 우리의 활이 많이 사라진 현실 속에 영집궁시박물관과 부천활박물관이 활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어떻게 전시하고 있는지 비교해서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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