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종박물관
진천종박물관
  •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06.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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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종이 울리네, 꽃이 피네, 새들의 노래, 웃는 그 얼굴.’

여기에서 등장하는 종은 소리를 내는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종은 이미 고대부터 우리네 삶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국시대 372년을 기점으로 불교가 공인되면서 종은 불전사물(佛殿四物) 중 하나로 인식되어 대중을 깨우치는 물품으로 여겨 왔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의 범종이 만들어졌고, 오늘날까지 각종 사찰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범종의 예술적인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고대 철생산지인 진천군에서는 2005년 종전문박물관인 진천종박물관을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히, 주철장 원광식 선생은 2005년 본인이 직접 수집하고 제작한 범종 150여점을 진천종박물관에 기증하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鑄鐵匠) 원광식 선생은 쇠를 녹여서 각종 기물을 만드는 장인이다. 쇠를 다루는 기술은 이미 철기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삼국시대 불교의 유입으로 사찰이 건립되면서 각종 범종이 제작되었다. 이때 쇠를 녹여 만드는 범종을 비롯한 다양한 쇠 작품을 다루는 주철장이 등장하였다. 주철장 원광식 선생은 범종의 전통적인 제작기법인 밀랍주조기법을 최초로 재현하여 전통 종을 복원하였다. 우리나라 범종은 세부장식이 정밀하고 울림이 웅장한 편으로 동 80%와 주석 17%의 합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천종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체험전시실, 세미나실, 문헌자료실, 수장고, 뮤지엄샵 등의 내부공간과 야외무대, 역사테마공원 등의 외부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실에는 종의 문양과 제작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성덕대왕신종, 상원사종 등과 원광식 선생 작품과 근대의 범종, 세계의 종 등을 전시하고 있다.

진천종박물관은 상설체험과 기획체험을 통해 종의 아름다움을 전 계층이 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범종문양 탑본 부채만들기, 풍경만들기, 범종문양 앞치마 만들기, 토종(土鐘) 만들기, super rainbow art work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2009년부터 주철장 원광식 선생의 종 재현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천종박물관 명예관장인 원광식 선생이 2007년 모광고에서 이야기했던 “이 사람아 혼을 담아야 천년의 소리가 나오는 거야! 잔재주 부리면 끝이야! 끝!”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혼과 열정을 담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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