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민속박물관
옹기민속박물관
  •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05.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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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우리나라에선 약 8,000년 전인 신석기시대부터 흙으로 그릇을 빚어 사용해왔다.

이 질그릇의 전통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의 꽃을 피웠고 독특한 옹기문화를 탄생시켰다.

옹기는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 질그릇의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옹기는 주로 오지그릇을 지칭하게 되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과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등에서 황옹(黃甕)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15세기경에 오지그릇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조선중기인 17세기경에는 황갈색과 흑갈색 유약을 입힌 시유도기 즉, 옹기가 본격적으로 생산되어 백자, 유기, 목기 등과 함께 사용되었다.

조선후기인 18세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옹기는 발전을 거듭하여 갖가지 기종(器種)과 기형(器形)을 창출하며 전통을 이어왔다.

그러나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옹기는 주거환경과 식생활문화의 변화로 내구성이 약하고 중량이 무거우며 고가라는 이유로 차츰 사용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옹기의 전통과 맥은 무형문화재 옹기장과 시도단체에서 만든 옹기마을로 유지되고 있다.

또한 옹기민속박물관, 청주옹기박물관, 동산도기박물관 등의 옹기전문박물관이 설립되어 우리나라 도자기사(陶磁器史)에서 옹기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 중 서울시에 위치한 옹기민속박물관은 1991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옹기전문박물관으로 현대문명에 의해 퇴색되어 가는 옹기문화를 재조명하고 있다.

옹기민속박물관은 1991년 정병락 선생이 고려민속박물관으로 설립하여 운영하다 1993년 현재의 이영자 관장이 옹기민속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금까지 다양한 특별기획전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박물관은 옹기전시실, 단청전시실, 민속생활용품실로 이루어진 건물과 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거생활용, 악기용, 신앙용 옹기류와 석탑, 석등, 맷돌 등의 석조물, 그리고 각종 민속품과 더불어 사찰, 궁궐의 전통 단청문양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외에 박물관에서는 도예교실, 민화교실, 다도교실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문화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옹기, 바라만 보아도 넉넉한 그릇. 필자에게는 어머니가 사용하던 옹기항아리가 고려청자보다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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