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보고 사는 나무
하늘만 보고 사는 나무
  • 이영창 <수필가>
  • 승인 2011.05.1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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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영창 <수필가>

산속을 가거나, 낯선 곳 어디를 가다 보면, 만져보고 안아보고 싶은 믿음직스럽게 자라 기대고 싶은, 오래 묵은 나무가 있다. 오랜 세월 눈비 속에도 피해 서지 않고 살아 온 것이 가상해서다. 추위와 더위 가뭄과 홍수를 이 한 몸, 겪어 낸 거친 피부 말이다.

'지금은 한 그루의 작은 나무, 머지않아 꽃피고 열매 맺어 그늘도 지리.' 하면서 의연한 철학으로 살아왔기에 안아보고 싶도록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하늘만 바라보며 충직한 믿음으로 진솔한 삶을 이끌어 가는, 아름이 넘는 나무의 옆을 지나다 보면, 다가가 꼭 껴안고 싶은 마음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서로 어루만지며 안아보고 싶도록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인간들이 나무들만 같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었나. 역시 우리 민족은 나무와 같은 충절로서,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 하였으며,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바탕정신을 지녔기에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국가로 부상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변질되지 않았나 싶다. 친구와 이웃, 직장의 동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믿음이 사라져 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왜냐고 물으면 국민을 끌고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들 한다고 한다. 믿을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위기를 대하여 꼭 비판하기 때문이다.

이들이야말로(믿을 만한 인사) 불신의 온상이 아닐 수 없다. 비겁한 자신들의 처사는 책임지지 않고 말이다.

아버지가 아무리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라도, 머슴이 아닌 아버지인 것이다. 아무리 추레한 모습일지라도 자신을 성장시킨 절대적 아버지인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를 사랑할 줄 아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는 나의 아버지이기 전에, 나라를 번성시킨 주인공이 아니랴. 그래야만 지구촌의 승리자로 당당히 존재하리라 믿는다.

존 F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국민에게 보내는 당선소감을 발표하는 대목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국민 여러분!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국민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자."라고 외쳤던 것이다. 미국 국민은 그를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젊은 대통령을 역사의 거장으로 기억한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누구의 보호를 받기보다는, 자신의 희생과 믿음과 존경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미국 국민은 감동했다. 국가의 어려운 상황에 협조해 달라고 한 것에 마음을 주었다. 우리도 내 이웃 내 직장을 위해 무엇을 협조해야 하는가를 찾아보자. 누가 정치를 하든, 조금만 더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자.

지금 좋은 시절에 살면서도 불평불만이 심하고, 혼탁한 세상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사는 것은 아닐까. 불평등이란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있었으며 지금도 역시 존재하고 있으며, 세상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불평등은 영원히 존재하여 인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가 하늘의 빛을 보고 살아가듯이 내 친구, 내 이웃, 내 동료, 내 나라를 믿으며 그들과 함께 존재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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