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두꺼비의 노래
초록두꺼비의 노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7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에서 올챙이로 변한지도한 달이 넘었습니다.

꼬물거리던 여린 몸짓도이젠 제법 어른스럽습니다.

몸집이 커진 만큼 식욕도 왕성합니다.

방죽 한 켠에 앉아얕은 물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올챙이들이 작은 이로 이끼나 물풀을얼마나 열심히 갉아먹는지요.누가 쳐다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무리에서 떨어져 한 눈 팔던 놈이게아재비 레이더망에 딱 걸려들었습니다.

이에 놓칠세라재빠르게 올챙이를 낚아챈 게아재비,겅중겅중 물속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어디 위험이 이뿐이겠습니까.우아한 날갯짓으로 방죽을 찾은물총새나 백로들 역시안심할 수 없는 사냥꾼입니다.

올챙이들이 부지런히 자라는 동안물속 생활을 마친 언저리 잠자리가단단한 등껍질을 벗고 우화했습니다.

찢은 흔적이 선명한 등껍질과제 몸보다 작은 껍질옷을 벗은 잠자리.잘 포개놓은 듯한 날개를 서서히 펴며꼼짝 못하고 젖은 날개를 말립니다.

햇살을 머금은 날개로하늘을 비행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이지요.생명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봄이건만원흥이방죽에는삶의 경력만큼이나 느린 걸음으로싹을 틔우는 나무가 있습니다.

슬쩍 가지 끝에 비치는 연둣빛 봄방죽에 드리우고오냐, 오냐, 여린 숨결 보듬어주는느티나무할아버지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