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의 어제와오늘<29>
무심천의 어제와오늘<29>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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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대교
4월 하순으로 접어든 무심천에는 연초록 빛깔로 물들여 지고 있다.

4월초순부터 무심천 동·서 양 둑방에 흐드러지게 폈던 벚꽃들이 지고 개나리며 벚나무에 파란 잎이 돋아나고 둔치에도 이름모를 각종 풀들이 새파란빛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금천동에서부터 이어진 벚꽃 길이 흥덕대교까지 분홍빛으로 물들였다가 바람에 하얀 꽃잎이 눈꽃되어 흩날리는 모습에 청주시민들은 즐거워 했었다.

이제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온 산천이 초록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흥덕대교 아래 무심천은 버드나무가 보여주는 연초록빛에 또다른 감흥에 젖게 한다.

일제시대 심어져 한때 전국적인 벚꽃 관광지였던 무심천 둑방의 벚나무가 1950년대 일제잔재라고 모조리 베어지고 버드나무가 심겨졌었다.

그러다 버드나무에서 날리는 꽃가루가 호흡기질환 등 건강에 나쁘다는 이유로 1970년대 다시 베어지고 벚나무가 심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흥덕대교 아래는 아직도 그때의 버드나무가 무심천둑 양쪽에 남아 초록빛 싱그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무심천에서 가장 높게 건설된 흥덕대교에 올라서면 위로 청주대교, 서문교에서부터 아래로 제2운천교까지 무심천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흥덕대교는 1988년12월 준공됐는데, 운천동∼우암동으로 연결되는 주간선도로가 통행량이 많고 무심천 서로와 동로, 교서천 등이 얽혀 교통체증은 물론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자 운천4거리와 북부시장 4거리를 직접 연결하는 도로로 흥덕대교를 건설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흥덕대교는 양옆에 일방통행식 또다른 교량 2개를 가진 ‘대교’로 건설된 것이다.

흥덕대교는 길이 486m에 폭 15m,높이 23m의 타원형의 ‘고가(高架)다리’로 상·하행 4차로 교량으로 건설됐는데, 교통소통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흥덕대교에서 제2운천교까지는 둔치가 자연그대로 살아있어 갈대숲도 이루고 하천가에는 작은 버드나무들이 뿌리를 내려 물고기들의 휴식처를 제공하기도 하고 곳곳마다 돌징검다리가 있어 시민들이 무심천 자전거도로와 조깅코스에 운동하러 나올때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흥덕대교에서 제2운천교까지 동·서 무심천로에는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어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기도 한다.

흥덕대교 바로 아래는 노인들의 게이트볼장이 만들어져 있어 노인들의 건강과 만남의 장으로 활용되고 위쪽으로는 ‘장미꽃 화단’이 있어 5∼6월이면 빨간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취한 시민들의 발길이 잦는 곳이다.

또 무심천 서로 아래 둔치에는 청주시가 조성한 화단이 있어 각종 꽃재배는 물론 유채, 보리, 메밀 등이 재배돼 계절마다 유채꽃이며 청보리에, 여름철 하얀 메밀꽃등을 볼 수 있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밖에 제2운천교 근처에 국궁장이 있어 궁사들의 활쏘는 모습에 옛날 우리 선조들의 기상을 다시 보는듯하다.

조깅코스에서 만난 시민 김충건씨(63·우암동)는 “요즘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저녁이면 자전거 타거나 걷는 시민들로 무심천 둔치가 북적인다”며 “흥덕대교에서 제2운천교까지는 그런대로 하천변이 자연그대로 살아있어 얼굴에 닿는 공기가 시원하고 좋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용평교와 모충교, 서문대교를 비롯해 흥덕대교 아래 무심천 하천에서도 1급수에서만 서식한다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수달’이 발견됐다는 시민제보가 있어 환경단체들이 청주시가 건설하려고 하는 자전거도로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등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는 무심천이 살아나고 있는 징조로 보여 커다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지금도 무심천 곳곳에 하얀색 왜가리가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며,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낚는 모습을 볼때면 청주시민과 시민단체, 관이 합심하면 60∼70년대 맑고 깨끗한 무심천을 다시 볼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그런날이 어서 오길 기대한다.

/글 김주철기자, 사진 김운기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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