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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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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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연세대학교에서 뜻깊은 행사 하나가 열렸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종환 시인이 자신의 새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의 인세(印稅) 전액을 베트남 평화학교 건립 기금으로 희사하는 자리였다.

이 행사는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 가게’로 새로운 시민운동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와 충북의 진보적 예술단체인 충북민예총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였다.

충북민예총은 2005년에 베트남 푸옌성의 호아빈에 초등학교를 건립하기로 하고 작품판매 등을 통하여 모금한 1차 기금을 지난 2월에 전달했다.

올 가을까지 희사와 모금을 계속하여 학교 건립을 완성할 예정이라 한다.

이 학교는 한국과 베트남 교류의 상징이자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전파하는 학습의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그런 점에서 훌륭한 교육자이기도 한 도종환 시인의 희사(喜捨)는 참으로 아름다운 선행이다.

한국인들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인들에게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백인에게는 증오와 열등감을, 동남아시아인에게는 자만과 우월감을 동시에 가지는 것이다.

당연히 잘못이다.

이런 인종차별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한 한국인들은 절대로 선진화된 민주시민이 될 수 없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지난 시절 베트남에 참전했다.

당시의 상황에서 이해되어야 할 일이겠지만,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인은 베트남인들에게 사죄를 해야만 한다.

우리가 진심에서 사죄의 마음을 가질 때 그들 또한 진심에서 상생의 웃음을 건넬 것이다.

충북민예총의 베트남 평화학교 건립은 민간차원의 사죄(謝罪) 형식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베트남을 돕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예술가들이 앞장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예술은 사회의 빛이며 위안의 형식이다.

예술가들은 역사의 미래를 직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머지않아 베트남 푸옌성에 건립될 ‘베트남 평화학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여 힘을 보태는 ‘베트남 평화학교’가 되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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