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67>
궁보무사 <6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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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부용아씨의 복수

“호호호……. 그것에 대해 제가 설명을 해 드리지요. 팔결성주 오근장이란 놈은 넓고 기름진 오창평야에서 생산되는 질이 좋은 쌀을 매년 내다 팔다보니 어마어마한 재물을 모으게 되어 항상 등이 따뜻하고 배때지가 부르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생각하는 거라곤 예쁜 여자들을 구해다가 재미있게 놀 궁리만을 항상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착각은 개인의 자유요 남들이 함부로 뭐라 할 수 없는 거라지만, 오근장 성주 놈은 자기 물건이 웬만한 남자의 것과는 아예 상대가 안 될 만큼 아주 최상품 거물인 줄로 알고 있답니다.

그런데 자신의 소중한 물건이 어느 날 갑자기 크게 손상되어지거나 아예 짓뭉개져 버린다면 그 심정이 어떻겠어요? 물론 따갑고 아프기도 하려니와 이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낌과 동시에 허탈감에 빠져들 것이요, 결국 이를 크게 비관한 나머지 오근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 아니겠어요?”부용아씨가 이번에는 율량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펴봐가며 조심스럽게 다시 말했다.

“하지만, 오근장 성주가 그로 인해 자살까지 하리라는 기대에는 조금 무리가…….”“호호호……. 글쎄 대신님께선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시라니까요. 오근장 성주 놈은 틀림없이 죽어요. 놈은 자기 그것이 확실하게 망가져버렸다는 걸 확인해보는 바로 그 순간 깨끗이 자기 목을 따고 죽어버릴 거라고요.”부용아씨는 마침내 단정을 내리듯이 말했다.

그러니 율량으로서는 이제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 더 떠들거나 의견을 밝힐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으음…….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은, 양지를 예쁜 여자로 변장시켜가지고 팔결성주 침실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여보내는 것과, 오근장 성주가 자기 그것을 불이 잘 붙는 기름통 속에 푹 담갔다가 끄집어내도록 만드는 일이로군요.”“호호호……. 제 생각으로는 우선 양지가 명기라는 소문과, 남자의 그것에 특수한 기름칠을 하고난 다음에 남녀 간의 일을 시작하면 무진장 기분이 좋다는 소문을 동시에 먼저 내놓는 거예요. 오근장 놈은 어디서 소문만 듣고는, 비싼 향료가 가득 담긴 그릇 안에 자기 그걸 통째로 퐁당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어가지고 여자에게 일일이 냄새를 맡도록 시키는 변태인데, 그까짓 기름통 속에 자기 그것을 잠시 담그게 하지 못하겠어요?”“좋습니다.

이렇게까지 되어진 마당이니, 양지를 어떻게 하든지 예쁜 여자로 분장시켜가지고 팔결성주 오근장에게 접근시킬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연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율량은 마침내 결심을 굳게 다지는 듯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부용아씨에게 말했다.

“호호……. 그래요. 그럼 저는 저 양지라는 자에게 오근장의 침실과 똑같은 구조로 되어진 방을 만들어가지고 오근장의 그것을 재빨리 등잔불로 태워버리는 연습을 수백 수천 번이라도 반복시켜 놓겠어요. 참, 그리고…….”부용아씨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자기 소매 안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더니 어린애 주먹 크기만 한 황금덩어리 한 개를 꺼내들고는 율량에게 이렇게 다시 말을 이었다.

“이번 거사를 준비하시는 데 이걸 쓰도록 하세요. 만약 자금이 더 필요하시다면 제가 이것보다 더 큰 것 열 개라도 구해서 갖다드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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