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설계 상반기에 끝낸다
2027년까지 1조787억 투입 … 내년 상반기 착공 계획 “포항 3세대 보다 해상도 100배” … 소재·부품산업 활용
청주시 청원구 오창에 건설 중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설계작업이 올해 상반기 내 완료된다.
신승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단장은 29일 대전에서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7월 설계 완료를 목표로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냄으로써 아주 작은 나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까지 관찰할 수 있는 대형 연구시설이다.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으로 불리는데, 반도체·디스플레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주재료가 되는 박막, 양자점(Quantum Dot·수 나노미터 크기 반도체 입자), 나노 패터닝 물질 등 연구에 쓰인다.
특히 오창에 6만9400㎡ 규모로 구축되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포항 3세대 방사광가속기보다 100배 이상 밝은 빛을 내도록 설계돼 신약 개발은 물론 반도체, 디스플레이, 신약·백신 개발 등 소재·부품 산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0배의 해상도를 이용해 이차전지·촉매 등 분야에서 정적 시료(냉동 세포)를 넘어선 동적 시료(살아있는 세포)까지 분석이 가능하다고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설명했다.
세계 최초의 원형 방사광가속기인 스웨덴 `맥스포'(MAX-Ⅳ)는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연구, 암 선별 능력을 높인 나노재료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일본 4세대 가속기 `스프링-8'도 신소재·생명 등 산업 분야에 쓰이고 있다.
2027년 말까지 총 1조78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으로, 지난 1월 기준 중간 설계 적정성 검토를 거쳐 지난달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현재 구축 중인 10개의 빔 라인 가운데 산업용으로 우선 사용할 목적으로 3개의 빔 라인이 구축될 예정인데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양성광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은 “현재 총사업비 심의가 진행 중인데 건설비가 많이 올랐다”면서 “사업 기간이 늘어나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정해진 사업비 내에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축이 완료되면 스웨덴·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6번째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신 단장은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연구소 등과 네트워크 협력 강화를 통해 파워 유저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퍼스트무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한권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