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도에 치킨 날러유~”

서해 바다 7㎣ 가로질러 배달 … 13일부터 16차례 서비스 서산시 도심항공교통 테스트 베드 유치 등 드론 활용 확대

2023-11-09     김영택 기자
물에서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는 서해 가로림만 중간에 위치해 있다.

전체 70가구 101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고파도에는 식당이 없다. 생활용품을 파는 가게가 있었지만 7~8년 전 문을 닫았다.

그래서 이 마을 주민들은 평소 치킨이나 피자, 짜장면·탕수육·족발 같은 배달음식을 먹을 수 없다. 필요한 생활용품도 작정하고 뭍으로 나가야 살 수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오후 1시 40분쯤 이 마을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고파도 마을회관으로 치킨 2마리가 배달됐다. 배달은 드론으로 이뤄졌다.

육지에 있는 지곡면 중왕리 포구에서 드론이 치킨을 싣고 바다 위로 약 7㎞를 날아온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서산시의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 덕분이다. 고파도에서 스마트폰 앱 `서산 날러유'를 통해 매주 화·수요일 배달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을 주문하면 중리포구에 있는 드론배송업체 직원이 물건을 구매해 오전 10·11시와 오후 1·2시에 드론에 실어 보내주고 있다.

중리포구를 이륙한 드론이 바다 위 30m 상공을 시속 약 36㎞ 속도로 날아 고파도에 도착하기까지는 12분가량 걸린다.

지난달 13일 첫 드론 운행 후 지금까지 16차례 배송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식용유와 밀가루를 배송받아 비가 오는 날 전을 부쳐 나눠 먹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날 치킨을 먹은 이덕선씨(67)는 “섬에서 치킨을 배달시켜 먹는 것을 꿈도 못 꿨다”며 “더 많은 양의 물건도 배달됐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배달 드론은 날개가 6개인 헥사콥터로 한 번에 4~5㎏만 배송할 수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고파도 드론 배송 서비스가 주민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실증 가늠터(테스트 베드)를 유치하고 대산 석유화학공단 환경민원 대응 등에도 드론을 활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산 김영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