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발언' 김영환 충북지사, 몰래 제천 방문 논란
도정보고회 취소에도 충북산림환경연구소 찾아
2023-03-15 뉴시스 기자
친일파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도정보고회를 취소한 지난 14일 제천을 몰래 찾았던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전날 백운면 소재 충북산림환경연구소 백운사무소를 방문해 덕동생태숲 조성·운영 계획 등을 보고받았다.
김 지사는 당초 14일 충주에서 지역방송 프로그램 녹화와 백운면 산림환경연구소 방문에 이어 제천시청에서 도민과의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자 돌연 순방 일정을 연기했다.
김 지사의 백운면 방문과 비슷한 시간 제천시청 앞에서는 제천의병유족회 등 지역 11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의 친일파 발언 규탄 집회가 열렸다.
지역 주민 감정 악화 등을 우려해 김 지사가 공식 방문 대신 조용히 제천을 다녀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김 지사의 제천 방문은 스파이 영화를 방불케 했다. 김 지사의 방문 일정에 대한 문의에 제천시는 "방문은 없다"고 답변했으나, 정작 김 지사의 백운면 방문에 박기순 제천부시장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제천을 방문하는 부끄러운 행보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지역위는 "분노하는 시민들을 피해 몰래 제천을 방문할 게 아니라 친일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그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과 영상을 올렸다.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 해법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반어적 표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이후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