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난 속 골프장 회원권 급락장 뚜렷

수도권 3대 `황제 회원권' 3억~최고 7억원 폭락 천룡·그랜드·에머슨 등 충청권도 10~30% 하락 잇단 금리 인상·경기 침체 탓 투자수요 이탈 주원

2022-10-31     엄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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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로 `나홀로 성장세'를 누려온 골프장 회원권 시장이 부킹 피크의 가을시즌에 회원권 가격 하락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 두달 전 수도권 한강 이남 소재 골프장의 소위 `황제회원권'으로부터 시작된 회원권값 하락세가 충청권, 영남권 회원 골프장으로 확산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잇단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수요 이탈을 주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올라온 이스트밸리CC(경기 광주)와 남부CC(경기 기흥), 남촌CC(경기 곤지암) 등 수도권 남부 초고가 회원권 3인방의 시세는 지난 두달사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스트밸리의 경우 올 4월 23억 5000만원을 찍은 뒤 6월까지 23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8월 20억원대로 하락하더니 10월 중순 16억5000만원에 이어 31일엔 16억원까지 곤두박질했다. 두세달사이 30%가 폭락한 셈이다.

남부도 7억원 안팎의 회원권이 지난 7월과 8월 최고 26억원대로 치솟았으나 10월 들어 22억원대로 떨어졌다.

2019년 5억원대에 거래됐던 남촌CC 회원권 역시 지난 4월 20억원대에 진입한 뒤 지난 7월 22억원대까지 올랐으나 31일 18억원대로 하락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한동안 견고하던 초고가 회원권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시세가 내렸고 특히 수도권 남부지역의 하락세가 한층 강하다”고 말했다.

회원권값 폭락은 충남·북지역 회원 골프장에서도 뚜렷하다.

청주 그랜드CC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2000만원 중반대에 거래되다 지난 9월 무려 3배 이상인 7600만원을 찍었다. 상승세는 10월 초순까지 이어졌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 31일 기준 6500만원으로 불과 한달새 1000만원 이상(-14.5%) 빠졌다.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는 2000년 2억5000만원에서 지난 2월 4억9000만원으로 배 가까이 치솟았다. 그러나 10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후 31일 기준 4억원으로 9000만원(-18.4%)이 떨어졌다.

진천 천룡CC 주중 회원권도 2019년 2800만원, 2020년 4900만원에서 2020년 8월 5000만원대까지 폭등했으나 최근 4000만원대(-20%)로 주저앉았다.

세종 에머슨CC도 6300만원의 회원권이 올 1월 9300만원→3월 1억원→9월 1억800만원 등 꾸준히 오르다 31일 1억원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진천 아안티 중앙(옛 에머슨)도 지난 9월 6200만원에서 10월 4400만원대로 떨어지더니 31일 기준 35.5% 빠진 4000만원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 이씨는 “사회적거리두기 완화에도 해외 골프비용 상승덕에 국내 골프 수요가 줄지 않았고 회원권값도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잇단 금리폭등에 따른 경기 여건 악화로 하락장이 뚜렷하다”며 “특히 골프 황금시즌인 가을에 피크아웃(peak out:정점하락)에 빠지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 골프장 회원권지수를 보면 △2021년 12월 1222p △2022년6월 1344p △2022년 8월 1345p에서 지난달 초 1259p, 31일 1207p로 크게 낮아졌다.

회원권지수는 2005년 1월1일 시세를 기준(1000P)으로 매일 호가등락을 표시한 종합지수로 회원권 시장의 매수·도 우위여부를 반영하고있다.

다른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시장 위축속에 대체투자 수단으로 장기간 성장세를 보여온 골프 회원권 시장에 투자수요가 빠져나갔다”며 “11, 12월 추이를 봐야겠지만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엄경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