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원성, 충주 탑평리 일대 설치됐을 가능성 커”

충북도문화재硏 학술대회서 여규호 한국외대 교수 주장 고구려 영역 확장 거점 … 성곽 축조 지방 지배·군사방어

2022-09-22     연지민 기자

고구려 중원성이 충주 탑평리 일대에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구려가 남하하면서 청주 미호강 유역에서 백제, 신라에 맞서 성곽을 촘촘하게 축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충북도문화재연구원(원장 이종윤)은 22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융합의 공간 중원, 중원과 고구려'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여규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이 자리에서 `고구려의 중원지역 지배양상과 그 영향' 주제발제를 통해 “고구려가 한반도 남쪽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확보한 거점으로 삼은 국원성은 충주 탑평리 일대에 설치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원성은 지방행정의 중심지를 넘어 종교와 문화의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의 고구려 지배에 따른 후대 영향으로 고구려 지명이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지방제도 정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고구려의 중원지배를 신라가 계승하면서 신라가 통일 후 중원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고구려의 충주 지배는 중원문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원성은 삼국시대 충주지역을 부르던 고구려의 지명이다. 고구려의 영역이었던 국원성은 신라에 병합된 후 국원 소경으로 재편됐다가 이후 중원경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여 교수는 또 “고구려는 군사방어가 상대적으로 쉬운 남한강과 달천 연안과 달리 천연장벽이 거의 없는 충북 서남부 지역엔 수계나 분지 단위로 세분해 행정구역을 설치하고 성곽을 비교적 조밀하게 축조해 지방 지배와 군사방어를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여 교수는 잉홀(仍忽·음성) 등 성(城)을 뜻하는 `~홀(忽)'이란 지명이 이 일대에서 많이 확인되고 고구려 성곽이 다수 조사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청주 정북동토성, 진천 대모산성, 청원(세종) 남성골산성과 나성리토성, 대전 월평동산성과 월평동유적, 안성 도기동산성 등에서는 고구려 토기(편)가 다수 출토됐다.

최종택 고려대학교 교수도 `고구려와 중원문화' 발제에서 “고구려 유적은 5세기 후 고구려와 백제의 각축 양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증거물로 최근의 조사 성과를 통해 볼 때 향후 중원지역에 대한 더 많은 고구려 유적이 조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중원지역의 역사문화유적을 제대로 조사, 연구, 정비,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원문화의 시공간적 범위와 정체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숙 동국대학교 교수도 “고구려의 국원성은 충주 중원고구려비의 건비 연대로 보는 450년이나 늦어도 한성을 함락한 475년 즈음에 세워졌을 것이고 신라 진흥왕이 아시촌에 소경을 세운 514년을 즈음해 상실됐을 것”이라며 “고구려 고분은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전반까지 100년 남짓한 기간에 조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성현 한양대학교 교수가 `고구려의 중원지역 진출 시기와 경로', 양시은 충북대학교 교수가 `중원지역의 고구려 유물'이란 주제로 중원문화를 조명했다.

/연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