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해의 반환점에 서다

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대청호 청주 - 대전 고요히 품고 감싸안아 가뭄에 드러나는 전설 같은 이야기

2022-06-30     연지민 기자

 

한 해의 절반을 보낸 후 새로운 절반이 시작되는 7월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만큼 몸의 중심도 조금은 아래로 무거워지는 시기입니다. 경계라는 말의 함의 때문일까요.

지도에 나타난 경계선마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옵니다.

청주와 대전의 경계에서 바라본 대청호는 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획으로 그어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품고 감싸며 경계를 지워내는 모습입니다.

어느 한때 기와집이 있었고, 우체국이 있었고, 동네 우물가로 난 좁은 골목길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는 이따금 가뭄에 드러날 뿐, 마을의 흔적은 이내 사라집니다.

자연은 그렇게 스스로 치유하며 깊어지는데 사람들만 대립하고 담을 쌓고 경계 짓고 있는 건 아닌지.

물과 대지라는 이질적 요소들이 맞닿아 생겨난 경계마저 휘어지고 돌아가며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 놓는 자연에서 또 한 번 깨우칩니다.

/연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