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제발 비를 내려 주소서”

보령 황룡리 주민 용둠벙서 마을 전통 기우제 복원

2022-06-08     오종진 기자
보령시

 

극심한 봄가뭄에 50년전 사라진 마을 기우제가 열렸다.

보령시 청라면 황룡리 주민 100여명은 8일 오래전 기우제가 열렸던 용둠벙에서 비를 내려달라는 기우제를 올렸다.

마을 소하천인 황룡천의 일부분인 용둠벙은 1970년대까지 가뭄이 심한 해에는 어김없이 기우제가 올려졌던 곳.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올봄 극심한 가뭄속에 50여년전 사라진 마을 풍속을 꺼내들었다.

더구나 하루전인 7일 보령지역에 발령됐던 호우주의보에도 비가 내리지 않자 기우제를 강행하고 나선 것이다.

이용구 황룡리 노인회장은 “가뭄이 심해 농작물 키우기에 이만저만 피해가 있는 게 아니다”며 “지하수까지 고갈된 상태”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돼지머리와 쌀, 떡, 과일등 기우제 제물을 정성껏 마련해 젯상을 차렸다. 마을 원로들의 기억을 통해 자문을 얻은뒤 마을 전통의 기우제를 복원했다.

기우제 초헌관으로 나선 조용구 황룡리 이장은 “하늘신(용)이 기우제를 계기로 시원하게 비를 내려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마을의 용둠벙에서 언제부터 기우제를 지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가뭄이 심하게 들면 금산군과 예산군 등의 외지인들도 많이 찾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조용구 이장은 “비가 내려 가뭄도 해갈돼야겠지만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건강도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매년 6월 8일 기우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령 오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