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금지와 대통령의 미래

生의 한가운데

2021-12-01     법진 오경자 시인
법진

 

문재인 대통령이 40년째 이어온 `개 식용'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 국무총리와의 오찬에서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개 식용은 사회적 폭력”이라고 말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 11월 19일에 “개 식용에 반대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 모두 개 식용을 반대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을 구한 개에 관한 이야기는 차고도 넘친다. 탈무드 <주인을 살린 개> 이야기가 있다. 독이 든 우유를 주인 아들이 먹으려 하자 개가 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우유를 핥아먹고 개가 숨을 거뒀다. 이야기뿐만 아니다. 2012년 6월 26일 `ABC뉴스'는 미국 미시건주에서 리트리버종 개 `베어'가 수영장에 빠진 생후 14개월 된 아기 스탠리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동물과 비교하여 인간만이 가지는 능력 중 하나가 바로 `공감 능력'이다. 다른 말로 하면 `측은지심' 또는 `이타심' 또는 `사랑'이라 부른다. 측은지심이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공자는 이것을 인(仁)의 시작이라고 가르쳤다. 공자는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이는 그 어떤 행위도 정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의 불행과 고통에 마주했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

놀랍게도 인간 이외 다른 여러 동물도 이타적인 행동을 보인다. 특히 개는 인간에게 충성하고 주인과 아이들을 구한다. 이것은 개의 뛰어난 공감 능력 덕분이다. 개를 단 한 번이라도 길러본 사람은 안다. 개는 주인의 감정을 읽고 주인을 위로하고 주인만을 사랑하는 존재이다.

반면에 소위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있다. 인간 중 상당수는 지극히 이기적이다. 자신만을 사랑하고 자신만을 생각한다. 남들에는 티끌만큼의 관심도 없다. 예를 들어 측은지심은 사이코패스에게 아예 없는 감정이다. 전체 인류의 1%, 연쇄 살인마의 99%, 연쇄 성폭행범의 40%가 사이코패스에 해당된다.

한국은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그런데 아직도 개고기를 식용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고기 3대 강국은 중국, 베트남 그리고 한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개고기를 먹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전 세계는 `개고기 먹는 야만 국가'라고 맹비난한다. 개고기 3대 강국 이외에 거의 모든 나라에서 개 식용이 관습적으로 혹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영물(靈物)인 개를 죽이거나 유통하거나 음식으로 제공하는 사람들은 악업을 쌓는다. 맛, 영양, 정력을 위해 보신탕을 먹는 사람도 재수가 없고 불길한 일이 생긴다. 인육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오원춘이나 진배없기 때문이다.

개고기를 즐겨도 현재 잘 먹고 잘산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그 악업은 자손에까지 이어진다. 그만큼 개부정이 무시무시하다. 개고기에는 특유의 비린내가 있다. 그래서 예부터 개고기를 먹으면 호랑이와 뱀의 표적이 된다는 설이 있다. 개고기를 즐기는 사람과 가까이하면 개부정이 전이될 수 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과 가까이해서 득이 될 일이 없다.

개고기를 먹는 나라의 국운은 상승할 수 없다. 보신탕을 즐기는 남한과 단고기를 먹는 북한이 지구촌 애견인의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다. 개 식용을 금지하는 대통령은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의 국운을 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누가 되었든 그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