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지났는데…' 때 아닌 가을 모기 극성

9월 2주차 1518마리 채집…전년 동기 대비 3배 ↑ 추석 앞두고 작은빨간집모기 활발…야외활동 주의

2021-09-18     뉴시스 기자
일본뇌염

 

'처서(處暑)가 지나가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옛말이 됐다.

어느덧 절기가 처서를 지나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秋分)을 향하고 있지만, 가을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일본 뇌염 등 전염병 발병 위험이 우려된다.

18일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9월 2주(13~14일)차 채집된 모기 개체 수는 1518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채집된 472마리보다 약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여름은 연일 30도 이상 폭염이 지속되면서 모기 개체 수가 주춤하는 추세였다.

지난 7월 연구원이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2주차 625마리, 3주차 601마리로 지난달 2주차 781마리와 비교하면 한달 새 150마리 이상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면서 잦은 비로 인해 물웅덩이가 생기는 등 모기 유충의 생육 조건이 형성돼 개체 수가 급증했다.

이는 한풀 꺾인 더위와 잦은 비로 모기 성충의 활동 및 유충의 생육 조건이 잘 갖춰지면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석 연휴는 모기의 생태 온도인 27도 안팎의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염병 발병 위험도 커졌다. 

이달 1주차 때 채집된 일본 뇌염을 유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하루 평균 180마리였다. 일주일 전인 8월 5주차(40마리) 때보다 그 규모가 4.5배로 급증했다.

추석이 가까워오면서 이른 성묘를 다녀오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야외활동 시 주의가 요구된다.

가을 모기는 산란을 위해 더 들판 등에서 왕성하게 움직이며 피를 빨아 먹고 여러 병균과 바이러스도 옮긴다. 일본 뇌염을 유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의 경우 서늘한 날씨에 번식이 가장 활발하다.

일본 뇌염은 일반적으로 7~14일의 잠복기를 가지며 감염자의 95% 이상은 증상이 없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거나 열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으로 끝난다. 다만, 바이러스가 뇌로 침범하면 고열과 함께 경련, 의식불명, 혼수상태로 진행되고 이중 30%는 사망하고 회복되더라도 합병증이 남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야외활동 시 긴 옷을 착용해 살갗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모기에 물렸다면 가려운 곳을 긁기 보단 약을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충북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충북과 가까운 세종에서 올해 첫 일본 뇌염 환자가 발생하는 등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개체 수도 늘고 있다"며 "일본뇌염 환자 발생이 8월에서 11월에 집중된 만큼 야외활동과 가정에서 기피제와 방충망을 활용하는 등 모기 퇴치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