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2021-08-02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 사서교사
민은숙

 

도쿄 올림픽을 보면서 일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2013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위한 IOC 총회 연설에서 도쿄 올림픽 유치위원이자 아나운서로 활약한 다키가와 크리스텔은 `오. 모. 테. 나. 시'를 이야기했었다. 스타카토로 끊어 강조한 이 단어는 `대접'이라는 뜻인데, 단순한 대접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 임하겠다는 뉘앙스가 강한 단어라고 한다. 이 연설이 화제가 되어 2013년의 신조어, 유행어 대상 단어로 선정되기도 했고, 여러 드라마에서 한 음절씩 끊어 이야기하여 패러디하는 등 여러 가지로 화제가 되었다. 일본 문화를 보여주는 단어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올림픽 손님맞이는 인터넷에 떠도는 농담을 인용하자면, `오모테나시'보다 `오못테나이(생각 없음)'가 되었지만 말이다.

중학교 책을 선정하면서 제2외국어 선택 추이를 봤더니 최근에는 중국어를 선택하는 학교가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이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우니 중국어 책을 넣으며 추천받은 책,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중국을 읽어주는 중국어 교사 모임, 도서출판 민규)'도 구입했다. 읽어봐야 할 책으로 찜하고 벼르고 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중국과 중국 문화에 대해 중국어 선생님들이 소개해주는 책이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영미, 일본의 문화나 문학은 그래도 접할 기회가 있었다. 해리포터나 슈퍼마리오 등 강한 문화 콘텐츠가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아는가를 생각해 봤다. 중국 작품은 삼국지 등의 고전을 주로 알고 있다. 현대의 중국 영화나 드라마는 별로 접해 본 것이 없었다. 중국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같은 동양 문화권인데도 솔직히 별로 친근감이 들진 않더라. 중국 베스트셀러, 로맨스나 무협 등 추천을 받은 작품을 읽어봤는데, 내가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감정이나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긴 했다. 번역가가 그 점을 감안해 주석을 달아준 거는 그나마 이해가 가는데, 그렇지 않은 작품은 이게 웬 말인가 싶었다. 결국 읽기를 포기한 작품도 몇 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중국과 중국 사람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다. 7개의 요리는 중국에서는 제사상을 떠올려서 기피한다던가, 밥을 먹고 난 후에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는데, 중국에서는 `다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면 이승에서의 밥을 다 먹었다는 뉘앙스라, `배부르다'로 인사한다는 것. 기차표에 신분증 번호가 들어간다는 것. 외래어를 한자로 표현하는데, 카드를 위, 아래로 긁다 보니 위 상, 아래 하가 합쳐진 카드 글자가 나왔다는 것, `만만디'라는 말 등 중국어 선생님들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를 가려 뽑아서 필요한 것만 딱 알려주었다는 느낌이다.

다음에 읽을 책으로 `빠오즈메이의 중국어 메뉴판 마스터(배정현 외, 브레인스토어)'책을 골라 두었다. `빠오즈메이의 여행 중국어 마스터'책도 쟁여 두었다. 휴가철에 어디 여행은 못 갈 테니 책으로 여행을 좀 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