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

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영동군 월류봉 산 절벽 휘돌아 흐르는 강물 한국인 근기·저력 고스란히

2021-07-08     연지민 기자

 

충북 영동군의 월류봉(月留峰).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니요.

참으로 멋스럽고 매력적입니다.

이름만으로도 한달음에 달려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윽한 감성이 강렬한 이미지로 떠오르는 월류봉은

한국의 산수화가 지닌 온갖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깎아지른 산 절벽을 어루만지듯 휘돌아가는 강물은

지난했던 시대를 버텨낸 한국인들의 근기와 저력을

침묵으로 기록한 역사서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때 월류봉은 누군가의 이상향이었을 겁니다.

그 물길에 돌다리가 놓였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달이 머무는 자리에 닿을 수 있을까요?

발걸음이 머뭇거려지는 것을 보면

아마도 각자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를 풍경의 극치 속에

오래오래 담아두기 위한 것은 작은 바람 아닐는지요.

월류봉, 산봉우리에 달이 머물면

강물에도 또 하나의 달이 뜹니다. 그날을 기다립니다.



/연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