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이어온 서민의 술 맛

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옥천 이원양조장 누룩 우물 4대째 맛 간직 한잔 술에 세월 익어가네

2021-04-22     연지민 기자

 

옥천에서도 한적한 이원면에는 오랜 마을의 역사처럼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이어지며 70여 년 넘게

4대가 가업을 잇는 이원양조장이 있습니다.

막걸리를 실어나르기 편하게 만들어진 큰 철문 안으로

파란 함석지붕을 인 낮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옆으로 크고 작은 항아리들과 술독이 나란히 놓아

누가 봐도 양조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적없이 한적한 양조장 때문일까요,

마당에 발들여 놓은 것만으로도 취기가 느껴집니다.

양조장이란 이름이 가진 서민적 아우라처럼

가업을 이어온 분들은 흑백 사진으로만 뵐 수 있지만

오랜 역사의 소용돌이에도 명맥을 이어온 전통주답게

막걸리의 맛을 지켜온 우물은 그대로입니다.

누룩이 익듯 막걸리 냄새가 훅, 하고 유혹합니다.

이런 날은 어디 평상에라도 풀썩 주저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세월 이야기꽃 피우고 싶어집니다.

/연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