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어느 거리에 서 있는 듯

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옥천성당 소박하면서도 세련·이국적 풍경 충북 120년 종교역사 고스란히

2021-01-21     연지민 기자

 

중심에 있지만 그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는 곳이 있다.

살짝 돌아난 언덕길을 올라야 제모습을 보여주는 옥천성당이다.

탁 트인 언덕에 숨은 보석처럼 박혀있는 파스텔톤 시골성당은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외관만으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문득 마주하게 되는 성당은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에 서 있는 듯, 공간의 착각마저 일으킨다.

동떨어진 세계로 안내하는 건축물은

특별한 장식 없이도 화려하고 눈부시다.

파스텔톤 벽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채는 파란 하늘과 만나

더 환하게 빛을 발한다.

충북의 120년 종교 역사가 고스란히 깃든 옥천성당은

친근하지만 쉬이 범접하기 어려운 사람 같다.

있어야 할 곳에서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사람 같다.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기도와 염원을 담고 있어서일까,

걸음걸음 품은 고요가 무겁고 단단하게 다가온다.



/연지민기자